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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마다 짜릿" 방송작가도 웹툰작가도 오는 글c클럽

중앙일보 2019.02.25 01:00 종합 23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글c클럽 심상복 원장이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서지명 기자

중앙일보 글c클럽 심상복 원장이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서지명 기자

 
"월요일 저녁 강의를 들을 때마다 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허우적대기도 하고, 짜릿짜릿하기도 합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중앙일보 글c클럽'에 합류했다는 박춘재 회장의 말이다. 그는 베트남 새우를 수입해 유통하는 사업을 한다. 글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 얼결에 오긴 했지만 "마법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라고 한다.
 
글c클럽은 '글 쓰는 CEO 클럽'의 준말이다. 중앙일보에서 30년 기자생활을 한 심상복 원장이 운영하는 사회인 글방이다. 한 번에 10여 명을 알음알음 모아 석 달간 글도 쓰고, 시도 음미하고, 세상 사는 모습을 놓고 담소하는 고품격 힐링 공간이다. CEO 외에도 화가, 사진작가,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다양한 전문직도 함께 어울린다. 지난 6년간 12개 기수가 수료했는데 회원 총수는 144명에 이른다.
 
여기에 중앙일보 간판을 달고 한 단계 진화한 것이 '중앙일보 글c클럽'이다. 지난해 11월 1기를 시작했는데 오늘(2월 25일) 종강한다. 2기는 한 달 뒤쯤 개강한다. 강의실은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다. 1기 수강생은 18명이었는데 연령이나 직업은 무척 다양하다. 김정택 SBS 명예예술단장은 "공연을 어떻게 구성하고,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지 늘 고민하는데, 그게 좋은 글을 짓기 위해 준비하고 고민하는 과정과 너무 흡사해 놀랐다"고 말한다.
 
문영배 디지털금융연구소장은 "글을 깔끔하게 쓰는 법을 배운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그 전에 쓴 글을 보니 군더더기가 참 많더라는 것이다. 방송작가 생활을 20년 이상 한 전문가는 왜 왔을까. 김혜주 대표인데 "내 글을 쓰고 싶어서 왔다"고 말한다. 방송국 시절 산더미 같이 쌓인 테이프를 틀어보면서 매끈한 글로 풀어내는 일을 했는데 그게 결국 내 글은 아니더라는 고백이다.
 
북한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울로 와서 웹툰 작가로 일하는 최성국 씨도 매우 특이한 이력이다.
 
중앙일보 글C클럽 1기 수강생들. 서지명 기자

중앙일보 글C클럽 1기 수강생들. 서지명 기자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도시락으로 식사한 뒤 7~9시까지 글공부를 한다. 12회 강의 중 일곱 번은 쟁쟁한 글쟁이들이 한 번씩 특강을 한다. 1기에는 김탁환, 장강명 작가, 정끝별 이화여대 교수(시인), 사진작가이자 저술가인 윤광준 씨, 박승희 중앙일보 편집국장 등이 열강을 했다. 김영 신세계인터내셔날 팀장은 "김탁환 작가의 강의만으로도 수강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심상복 원장은 특강 사이사이에 글쓰기 기본에 관해 다섯 번 강의한다. “글쓰기 교실에 오라고 하면 대부분 손사래를 쳐요. 부담스럽다는 얘기죠. 부담 정도가 아니라 두려워한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못 쓰는 겁니다. 일단 막 쓰는 게 중요합니다. 메모만 나열해도 좋고, 흐름이 뒤죽박죽이어도 상관없습니다. 글쓰기의 두려움을 깨는 것만으로도 이 과정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하는 글쓰기 요령은 심플하다. 아무렇게나 쓴 다음, 고치고 또 고치면 된다는 것이다. "글은 쓰는 게 아니라 고치는 것"이라고 일관되게 강조하는 이유다. 글c클럽의 특징에 대해 회원들의 글을 모아 책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자랑한다. 『살며 사랑하며 글쓰며』란 제목으로 벌써 네 권의 책이 나왔다. "자신의 글이 활자화될 때 다들 짜릿한 쾌감을 느끼죠. 농부가 애써 수확한 작물을 손에 움켜쥘 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라고 그는 말한다. "유사한 글방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어요. 그러면 사회가 더 품위 있고 성숙해질 테니까요."
 
중앙일보 글c클럽은 4월부터 '기획과 홍보를 위한 글쓰기'라는 직장인 글방도 운영할 예정이다. 보고서나 기획안, 보도자료 등 30~40대 직장인을 위한 실무용 8주짜리 프로그램이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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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서지명 더,오래 팀 필진

더,오래 경제필진을 발굴하고 에디팅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책 읽고 글 쓰는 노후를 꿈꾸며 '로컬라이프'와 '반려도서'를 연재합니다. 노후,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면 '더,오래'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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