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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극화 그나마 정부가 줄였다”니…안일한 인식부터 고쳐야

중앙일보 2019.02.25 00:15 종합 30면 지면보기
소득 양극화가 최악이라는 지난 21일 통계청의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대해 여당과 정부 내에서 아전인수식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22일 “(발표된 통계는) 흔들림 없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밀고 가야 하는 확실한 방증이지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는 그런 지표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명목소득이나 실질소득 다 증가세”라며 작년 4분기 하위 20% 가구 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도 “지표 해석에 매우 큰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든 것이 소득주도 성장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정치적 프레임”이라며 급격한 분배 악화의 원인을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 통계 작성 방식 변경 등에서 찾았다. 통계청 관계자도 지난 21일 “2018년에 공적 이전소득이 굉장히 확대됐고 정책효과도 지금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소득 격차 확대를 막았다고 자화자찬했다.
 
물론 이들의 말에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급격한 고령화로 하위 20% 가구의 노인 비율이 42%로, 실업률은 55.75%로 각각 급등했다. 정부의 인위적인 소득분배 효과로 하위 20%와 상위 20% 가구의 소득 격차는 9.32배에서 5.47배로 줄었다. 하지만 일자리가 크게 줄어 저소득층의 삶이 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는 명백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내건 문재인 정부가 진정성 있게 설명해야 할 대목이다. 이런 결과를 부른 소득주도 성장이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여당과 정부는 이런 점들에는 눈을 감은 채 좋아진 일부 수치와 자신들의 공을 내세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밤잠이 오지 않는다”(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과감히 수정할 건 수정하고 추진할 건 추진하겠다”(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말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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