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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아이들의 번영은 김정은의 결단에 달렸다

중앙일보 2019.02.25 00:14 종합 30면 지면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내 아이들이 평생 핵무기를 짊어지고 살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라고 운을 뗀 뒤 이렇게 말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지난해 4월 북한을 다녀온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지난 22일 전했다.
 
하찮은 미물도 자식은 지극히 사랑한다. 김 위원장도 북한의 최고 존엄이기에 앞서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다. 그간 비핵화를 하겠다고 밝힌 어떤 말보다 이번 발언의 울림이 큰 건 이 때문일 것이다. 그의 말 속에 녹아 있듯, 김정은 정권이 핵을 버리지 않으면 북한 주민들은 미국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며 계속 살아야 한다. 그간 북한은 핵을 갖는 대가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생을 치렀다. 많은 북한 주민이 혹독한 가난과 배고픔에 굶어 죽었다. 북한 남녀 주민의 평균 신장이 남쪽보다 6.0~7.9cm 작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김정은이 현명하고 통 큰 용단만 내리면 북한의 앞엔 번영을 향한 비단길이 펼쳐져 있다. 한·미 등 국제사회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만 이뤄지면 즉각 도울 태세다. 실제로 백악관은 지난 21일 “미국과 파트너들은 대북 투자 유치와 인프라 개선, 식량안보 증진과 그 이상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남쪽에선 여야 할 것 없이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일 것이다. 당장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되고 둑 터지듯 남북교류가 엄청난 속도로 활성화될 게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이 평화를 진전시킬 경우 북한은 대단한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예언도 맞아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 아이들에게 번영을 가져다줄지, 아니면 공포와 가난을 물려줄지는 전적으로 김정은의 하노이 결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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