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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보다 중국이 협력국이란 건 고대사 관점”

중앙일보 2019.02.25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마이클 브린

마이클 브린

“한국인들이 현재의 현실에도, 편견에도 조금 더 솔직해져야 하고 조금 더 용서해야 한다고 본다.” 전 주한 외신기자클럽 회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 마이클 브린이 한국인의 역사 인식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를 두고서다. 그는 1982년 이래 2년 정도를 제외하곤 한국에 사는, 한국을 ‘고국으로 선택(chosen home)’한 이다. 그 사이 대통령이 된 YS(김영삼)·DJ(김대중)는 물론이고 북한의 김일성도 만났다. 최근 『한국, 한국인』(영문판은 『The New Koreans』)을 발간했다.
 
그는 기자와 만나, “(역사 인식이) 이해할 만 하지만 객관적인 건 아니다”, 또는 “선별적”이란 취지로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자유 시장경제 민주주의를 하는 두 나라란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실패하고 있다”며 “일본보다 중국이 (한국과) 협력국이라고 보는 건 고대사적 관점”이라고 했다. 그러곤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김대중(DJ) 세대와 지금을 비교했다. “기자로 취재해보니 김대중(DJ) 세대는, DJ도 포함해서 (일제 강점기에) 그렇게까지 부정적이지 않았다. 그 이후 세대가 그런 것이다. 교육 때문이라고 본다. 일제강점기에 대해선 뒤로 제쳐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는 1998년 대통령이던 DJ가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통해 한·일 간 전면적 교류·협력을 길을 연 것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비해 2006년 노무현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한국인 전범들을 사면한 데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한국 정부가 권한을 남용한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한국인들은 선, 일본인들은 악’이란 식으로 단순하지 않다.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한국 정부가 ‘그들도 한국인이니 (일제의) 희생자’라고 판단해서 사면했을 순 있는데 그런 논리라면 일본군 경비원도 빈곤의 희생자일 수 있는데 용서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건을 언급하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학자를 명예훼손으로 넣었던데 반민주주의적 행동이다. 지식인들의 시장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대안으로 한국인들이 정체성을 항일 또는 반일 틀에서 찾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너무 과거로 간다. 여러 의미에서 현대 한국인의 정체성은 (민주주의가 본격화된) 1987년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민심이 입법·행정·사법까지 압도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민심을 일종의 리더로 여기고 그걸 수용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여기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며 “민심은 때때로 옳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 리더십이 저항해야 하나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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