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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단종재배'는 곤란, 창업가와 다른 성향 인재 뽑아야

중앙일보 2019.02.24 08:00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41)
모든 스타트업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좋은 기술자 또는 개발자 확보일 것이다. 최고 수준의 개발자는 물론이고, 중간 레벨과 신입 레벨의 개발자를 영입하는 것도 참으로 힘든 일이다.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 지식, 문제 해결 능력, 소통 능력, 리더십, 열정 등 개발자 영입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스타트업이 영위하는 업종과 업태, 상황에 따라 필요한 개발자의 역량이 다르겠지만, 인재를 고를 때 다음 사항을 주의 깊게 살펴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독한 개발자보단 협력 잘하는 사람
스타트업에게 있어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Build the thing right’가 아니라 ‘Build the right thing’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전자는 “시키는 거나 잘해”이고, 후자는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자”이다.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이 고객이 원하지도 않는 물건을 아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보라.
 
개발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는 '왜'라는 질문이 갖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만드는 'Build the right thing'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지고, 이해관계자끼리 협업해야 한다. [사진 pixabay]

개발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는 '왜'라는 질문이 갖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만드는 'Build the right thing'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지고, 이해관계자끼리 협업해야 한다. [사진 pixabay]

 
개발이란 제품이 어떤 모양을 갖춰야 하고, 누구에게 제공할 것이며, 어떻게 고객의 사용 동기를 유발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발전시키는 행위다.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고찰하는 인문학과 같다.
 
‘Build the right thing’의 여정에는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함께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고객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여러 한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이다. 흔히 개발이라는 분야는 혼자서 하는 고독한 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서 하는 개발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물건을 만들면서도 기쁨에 들떠 있는 산골의 발명가에게 더 어울릴 듯하다.
 
물론 ‘시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남들과 협력하며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청업체는 원청업체가 시키는 일을 매뉴얼대로 잘하면 된다. 여기서 하청업체와 협력업체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시키는 거나 잘하는 것을 협력이라 부르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기술적 지식과 공학적 지식만으론 ‘What’을 알 수 있지만 ‘Why’, ‘Who’, ‘How’까지 파악하기엔 부족하다. 개발은 What, Who, How, Why를 모두 필요로하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구글과 페이스북을 거쳐 쿼츠의 공동 창업가이자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트레이시 초우(Tracy Chou).
 
그는 이런 역량을 갖추는 방법으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 외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다니며 모임에 참석할 것을 추천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고객이 사용하게 될 기술이 어떤 가치를 제공하게 될지 깊게 고찰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고 했다.
 
실패 경험도 중요
스타트업에는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로부터 받아들이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또, 유연함을 길러 사람들이 해결하지 못한 퍼즐 조각을 맞추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스타트업에는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로부터 받아들이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또, 유연함을 길러 사람들이 해결하지 못한 퍼즐 조각을 맞추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기 위해 실패는 반드시 필요하다. 완벽함이 절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더욱 제대로 된 결과를 낳기 위해 실패를 용인하고, 모든 실패로부터 많이 배우려는 자세는 스타트업에 꼭 필요하다.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실패에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유연성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거나, 더욱 뛰어난 방법으로 풀고자 하는 문제다. 그 해결책이 이전엔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스타트업 혁신의 근원 중 하나는 끊임없는 배움에서 나오는 개선이다. 무엇을 배우는 것보다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며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위 취득을 끝으로 배움을 멈추려는 사람이 많은데,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발전시키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배움 자체가 삶의 기쁨과 자신감을 갖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어야 스타트업 환경이라는 거친 환경 속에서도 배움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자기가 익히고 배운 경험을 주변에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명심할 것이 있다. 상대방을 깔보며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갑질하는 꼰대식 가르침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기 위한 가르침임을 명심해야 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은 개발자가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을수록 가능해진다. 많은 창업가가 본인과 유사한 성향을 갖는 인재를 채용하려고 한다. 같은 비전을 추구한다고 해 꼭 성향도 유사할 필요는 없다.
 
동일한 성향을 가질수록 ‘지적 단종재배(Intellectual Monoculture)’에 빠지게 된다. 결국 기업의 지나친 동일성은 같은 허점과 약점을 강화해서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게 하기도 한다. 편향적 사고에 빠지기 쉬운 집단이 갖는 취약점이다. 유사한 성향을 최대한 배제하고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갖춘 인재의 영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창업가 자신과 같은 성향의 인재만 채용하다보면, 집단이 편향적 사고에 빠질 수 있다. 최대한 가지각색의 경험과 배경을 갖춘 인재들을 영입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창업가 자신과 같은 성향의 인재만 채용하다보면, 집단이 편향적 사고에 빠질 수 있다. 최대한 가지각색의 경험과 배경을 갖춘 인재들을 영입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어떤 열정을 갖고 있으며, 스타트업에서 그 열정을 어떻게 채우고 싶은지 물어보자. 스타트업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그 열정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도 물어보자.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 스타트업 생활을 열정도 없이 버티기는 힘들다. 물론 강요한다고 없던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 실력과 성품을 가늠하기 어렵다면 겉으로 보이는 태도를 보면 된다. 태도가 좋은 사람은 실력이 점점 늘지만, 태도가 좋지 않으면 있던 실력도 없어진다. 좋은 태도를 갖춘 동료로 인해 모두가 발전한다. 회사와 개인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개인의 발전을 통해 스타트업이 발전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스타트업이 개인의 발전 기회를 제공하지 못해 실업자로 만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태도가 나쁜데도 영입한다면 지속 가능한 신뢰 관계를 만들지 못해 결정적인 순간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신뢰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사업하는 내내 지옥을 맛보게 된다.
 
사업장을 지옥으로 만들 갈등 유발자
경력과 이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성취욕이 가득하더라도 채용 과정 내내 뭔지 모를 성가심과 마찰, 갈등을 유발하며 지적 우월감을 자랑하는 사람은 채용하지 말기 바란다. 또한 아무리 다년간의 개발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좌절과 도전, 배움을 수반하지 않은 경험은 스타트업에게 의미 있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재 어떤 좌절과 근심, 도전과 배움을 경험했는지 확인하고 공감이 가는 인력을 영입해 더욱 반짝이는 스타트업이 되길 바란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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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및 인하대 겸임교수 필진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 창업의 길은 불안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만만히 봤다가 좌절과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풀고 싶어하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만 있다면 그 창업은 돈이 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는 기업 세계의 시대정신은 스타트업 정신입니다. 가치, 혁신, 규모가 그 키워드입니다. 창업에 뛰어든 분들과 함께 하며 신나는 스타트업을 펼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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