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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13억짜리 아파트를 빌려줬다, 세금 내야 할까?

중앙일보 2019.02.23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33)
취업이 늦어져 신혼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자녀가 많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아파트를 빌려주며 돕고자 할 때, 과세 대상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간스포츠]

취업이 늦어져 신혼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자녀가 많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아파트를 빌려주며 돕고자 할 때, 과세 대상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간스포츠]

 
임 씨는 곧 결혼할 자녀의 신혼집을 어떻게 마련할지 벌써 걱정이다. 취업이 늦었던 자녀로서는 모아 놓은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임 씨는 전세를 주고 있는 아파트의 만기가 되는대로 세입자를 내보내고 자녀의 신혼집으로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임 씨와 같이 자녀에게 집을 빌려줘도 세금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부모 집에서 자녀가 함께 사는 것은 증여세 문제가 없지만, 자녀가 부모와 따로 살면서 부모 소유의 집을 공짜로 사용할 경우 자녀는 그 ‘무상사용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다만 일정한 규모 이상인 경우에만 증여세를 과세하기 때문에 그 기준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부모 집 13억원 이하면 자녀가 무상사용해도 비과세
임 씨 자녀가 부모의 아파트를 대가 없이 무상으로 사용한다면 세법에서는 그 무상사용이익만큼 부모인 임 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게 돼 있다. 무상사용이익은 어떻게 계산될까. 세법에서는 부동산 가액의 2%인 연간 사용료율에 3.79079(10% 연금 현가 계수)를 곱해 5년간의 무상사용이익을 계산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렇게 계산된 5년간의 무상사용이익이 1억원을 넘어야 비로소 증여세가 과세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임 씨 아파트의 시가가 10억원일 경우 자녀의 5년간 무상사용이익은 7580만원(10억원×2%×3.79079)으로서 1억원이 넘지 않으므로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즉, 자녀가 임 씨의 집을 무료로 사용해도 증여세 문제가 전혀 없다.
 
그럼 거꾸로 생각해 보자. 5년간의 무상사용이익이 1억원을 넘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려면 부모의 집값이 얼마 이상이 되어야 할까. 계산상 약 13억 1900만원이 넘어야 한다. 부모 소유의 집이 13억 19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이를 자녀가 공짜로 사용해도 증여세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만일 임 씨의 아파트 대신 자녀가 다른 주택을 사도록 자금을 빌려준다면 어떻게 될까. 부모가 증여한 것이라면 당연히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증여한 것이 아니라 정말 빌려준 것이라면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단, 증여한 것이 아니라 빌려준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자녀에게 주택 마련 자금을 빌려줄 때는 차용증을 쓰고, 자녀는 이자와 원금 상환 기록을 통장에 남겨두는 것이 좋다. [중앙포토]

자녀에게 주택 마련 자금을 빌려줄 때는 차용증을 쓰고, 자녀는 이자와 원금 상환 기록을 통장에 남겨두는 것이 좋다. [중앙포토]

 
보통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다소 형식적이지만 차용증을 작성해 두는 경우가 많다. 차용증에는 빌리는 금액과 기간, 그리고 이자율 등을 기재한다. 그리고 차용증에 기재한 대로 자녀는 부모에게 꾸준히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야 하며 이를 통장 기록으로 잘 남겨 두는 것이 좋다.
 
문제는 자녀가 부모에게 이자로 얼마나 지급해야 하느냐다. 세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받아야 할 이자율을 연 4.6%로 정해 두었다. 만일 자녀가 4.6% 보다 낮은 이자를 부모에게 드린다면 그 차액만큼은 자녀가 일종의 증여를 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된다. 세법에서는 그 이자차액이 연간 1000만원 이하라면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만일 자녀가 이자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할 경우 이자차액이 연간 1000만원을 넘으려면 원금이 2억1739만원을 넘어야 한다. 원금 규모가 2억1739만원이 넘지 않는다면 자녀에게 이자를 한 푼도 받지 않아도 증여세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자를 한 푼도 주고받지 않는다면 빌려준 것이 아니라 증여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이자를 주고받는 것이 더 낫다.
 
다만 자녀에게 이자를 받을 경우 부모에게는 이를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보아 27.5%의 소득세를 부과한다. 만일 부모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종합소득과 합산해 과세하므로 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자를 많이 받는 것은 부모에게나 자녀에게도 좋지 않다.
 
자녀가 부모에게 이자를 갚을 때 소득세와 법정이자율도 잘 따져봐야 한다. 부모가 담보제공을 할 경우에도 증여이익의 정도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자녀가 부모에게 이자를 갚을 때 소득세와 법정이자율도 잘 따져봐야 한다. 부모가 담보제공을 할 경우에도 증여이익의 정도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가령 3억원을 자녀에게 빌려줄 경우를 가정해 보자. 법정이자율 4.6%에 해당하는 이자는 월 115만원으로 연간 총 1380만원이다. 그러나 1.4%의 이자만 받는다면 월 35만원으로 연간 총 420만원이다. 이자 차액은 960만원으로 1000만원 이하이므로 증여세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자녀의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을 최소화한 셈이고, 부모의 입장에서는 소득세 264만원(=(1380만원-420만원)×27.5%)을 아낀 것이니 나쁘지 않다.
 
간혹 대출 능력이 안 되는 자녀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부모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담보로 제공하고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도록 해 집을 사거나 전세금으로 쓰게끔 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는 담보만 제공했을 뿐 직접 돈을 자녀에게 빌려준 것도 아니고, 자녀가 채무자가 돼 은행에 직접 원리금을 갚아야 하니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담보대출금 받아 자녀에게 줄 경우 6억원까지 비과세
세법은 부모의 담보 제공으로 인해 자녀가 상대적으로 싼 이자를 내고 있으니 그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세법에서 정하는 이자율은 마찬가지로 4.6%다. 부모의 담보제공으로 인해 자녀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3%의 이자만 내고 있다면 그 차액인 1.6%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세법에서는 그 증여이익이 연간 1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담보대출 금리를 3%로 본다면 증여이익이 연간 1000만원이 넘지 않는 대출 규모는 약 6억 2500만원(1000만원÷(4.6%-3%))이 된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와의 거래에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경우와 과세하지 않는 경우를 잘 구별해 활용하면 자녀를 도와주면서도 세금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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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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