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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문건 비공개 정당” 법원 판단 왜 뒤집혔나

중앙일보 2019.02.21 17:40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청와대가 생산한 문건 목록에 대한 비공개 처분이 정당하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앞서 1심은 문건 목록을 공개하라고 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서울고법 행정9부(부장 김광태)는 21일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기록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비공개 처분 등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황교안이 '봉인'한 세월호 문건, 최장 30년 비공개
사고 당시 세월호 모습 [연합뉴스]

사고 당시 세월호 모습 [연합뉴스]

이 사건의 쟁점은 세월호 관련 문건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송 변호사는 2017년 5월 국가기록원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국가안보실 등이 작성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보고한 문건 목록을 공개하라고 정보공개 청구를 냈지만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해당 문건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문건이 대상이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길게는 30년까지 비공개된다. 이에 송 변호사는 “공개를 요구한 목록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끼치지 않는다”며 정보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알 권리' 강조한 1심, "비공개 예외 아니다" 본 2심
1심은 해당 문건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세월호 탑승객 구조라는 공무 수행을 위해 생산한 문건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위해 기록물을 제한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은 세월호 문건이 이미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돼 비공개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는 보호기간을 정해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대통령지정기록물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대통령기록물법이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또 "소송 피고인 대통령기록관은 기록물의 관리 권한만 있을 뿐 지정 권한도, 지정에 관여한 바도 없으므로 정보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선고 직후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단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만 해놓으면 15년간 국민이 못본다는 것인데, 원칙적으로 공개하기로 한 대통령기록물법 입법 취지에 맞지 않다”며 “일반 시민들의 국민 생명,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 기록물에 접근할 수 있는 원칙을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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