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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화학과 송충의 교수팀, 물방울에 찾은 생명의 비밀 단서

중앙일보 2019.02.21 15:53
성균관대학교(총장 신동렬) 화학과 송충의 교수 연구팀이 물이 카이랄성 증폭기(chirality amplifier)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발견하여 생명체의 근원인 ‘단일카이랄성(homochirality)’의 형성과정에 대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거울상 이성질체란 오른손과 왼손처럼 모양은 같지만 서로 거울에 비친 형태를 가지는 분자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 겹칠 수 없는 분자를 말한다. 서로 겹칠 수 없는 이런 거울상의 관계를 ‘카이랄’(chiral)이라고 한다. 이러한 거울상 이성질체들은 동일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화학반응조건 하에서는 두 개의 거울상 이성질체들은 반드시 같은 양의 짝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두 개의 거울상 이성질체들의 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D-단당류, L-아미노산과 같이 단일 거울상 이성질체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단일 거울상 이성질체 분자들이 생명의 기본 요소인 DNA, RNA,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다. 즉, 모든 생명체는 ‘단일카이랄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단일카이랄성은 생명체 형성 및 생명현상 유지에 필수요소이다. 하지만 들풀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어떻게 동일한 단일카이랄성을 갖게 되었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과학계의 미스테리다.  
 
송충의 교수팀은 마이크로칩반응기 연속흐름장치 등을 사용하여 물을 비대칭 촉매반응의 반응매개로 사용할 때 소수성수화효과에 의해 반응의 광학선택성이 크게 증폭될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하였다. 이는 유기용매 내에서 반응을 진행시킬 때보다 물을 반응매개로 사용할 때 특정 거울상 이성질체가 훨씬 많이 생성됨을 뜻한다. 또한, 이를 통해 생명체의 단일키랄성의 형성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해 세계적 권위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2월 20일 자로 게재되었다.
 
송충의 교수(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는 “이 연구결과로 미루어 볼 때 생명체가 존재하기 이전, 원시 지구의 안개, 구름, 물보라와 같은 에어로젤 형태의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카이랄성 증폭과정에 관여하여 현재의 지구 생명체의 근원인 단일카이랄성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 즉 물방울 내에서의 화학반응이 생명의 기원에 대한 어떠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광학선택성 증폭 시스템의 새로운 발견은 비대칭 촉매화학과 같은 관련 연구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더구나 자연 친화적인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550억불 이상의 세계시장을 갖는 카이랄 의약품 중간체의 산업적 적용이 쉽게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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