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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작위로 청년 1600명에 50만원 수당 검토

중앙일보 2019.02.21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서울시가 제한 없이 서울의 20대 청년 1600명에게 매달 50만원의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중위소득 150% 미만의 청년에게 지급하는 것을 모든 청년에게 확대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선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은 20일 “최근 서울연구원 등이 이 같은 정책 제안을 해와 서울시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자 현금 주는 것은 문제” 비판
시 “수당 없는 청년과 비교 위한 것”

서울연구원의 제안은 일종의 ‘복지 실험’이다. 이해선 과장은 “2400명의 청년을 3개 그룹으로 나눈 후 1600명은 수당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주고, 800명은 아예 주지 않게 설계해 세 집단의 생활 태도를 관찰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험을 통해 만약 수당이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나면 청년수당 지급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과장은 “지금은 20대 청년 모두에게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실험이 효과를 거두면 대상 인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20대 청년은 155만 명이다. 모두에게 지급한다면 연간 9조3000억원이 필요하다. 50만원은 노인 기초연금(25만원)의 배다. 전체 예산은 기초연금과 비슷하다.
 
서울시는 청년수당을 지난해 7000명 가량에게 줬고 올해는 5000명 가량에게 준다. 만 19~34세 미취업 청년(졸업 후 2년 경과)을 대상으로 소득과 근로시간을 따져 지급한다.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2016년부터 도입했다. 올해 150억원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엔 아무런 조건 없이 청년들에게 수당을 주는 방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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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책은 서울연구원과 함께 민간연구소 ‘LAB2050’이 제안했다. 이 연구소의 연구위원장인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취업난부터 결혼 기피, 출산율 저하 등 지금 청년들의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안전판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2년간 실험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6년 청년수당을 도입하기 전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부와 극심하게 대립했다. 박 시장의 ‘2016년 판 청년수당’은 지자체 현금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의 효시 격이다.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현 경기도지사)이 청년배당을 들고나왔고 경기도·부산·대전·전남 등 지자체 9곳으로 확산됐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복지 정책은 선후가 있다. 지금은 저소득층 지원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이나 선심성 정책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국가의 미래인 청년 세대가 국가 의존적 성향으로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청년배당을 지급하는 경기도 등은 만 24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25세 이상은 노동시장에 진출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취업자에게 현금 복지를 시행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선영·이상재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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