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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자 뽑고 삼촌이 면접…청년 꿈 앗아간 채용비리

중앙일보 2019.02.21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1. 2016년 3월 전쟁기념사업회는 서류심사 결과 면접 대상자로 최종 1명이 추천됐으나 기관장 결재 과정에서 대상자가 1명이고 나이가 어려서 이직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면접 없이 탈락 처리했다.
 

권익위 공공기관 1205곳 전수조사
친인척 특혜 포함 총 182건 적발
36건 수사 의뢰 146건 징계 요구
연루 직원 288명 해고·업무배제
권익위 “채용 특혜·반칙 없앨 것”

#2. 같은 시기 국토정보공사는 직원 자녀를 자격미달로 불합격 처리했으나 두 달 뒤인 2016년 5월 자격미달자임을 알면서도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시켰다.
 
국민권익위가 검찰에 수사의뢰키로 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사례다. 권익위는 지난 11월~올해 1월까지 3개월간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과 합동으로 전국 1205개 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 총 182건의 채용비리를 적발했고 이 가운데 부정청탁이나 부당지시, 친인척 특혜 등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은 수사 의뢰하고 채용과정상 중대한 과실이나 착오가 반복된 146건은 해당 기관에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규채용과 관련한 채용비리가 158건, 정규직 전환 관련은 24건이었다. 182건 가운데 16건은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이 있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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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는 이날 수사의뢰 예정인 36건(31개 기관)의 비리 사례와 관련해 해당 기관과 내용을 공개했다. 이 중 19건이 16개 공공기관에서 발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2012년 4월 소속 병원에서 특정 업무직 채용 시 조카가 응시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한 같은 해 3월 다른 소속 병원에서 정규직 채용 시 친구의 자녀가 응시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례가 드러났다. 경북대병원은 2014년 2월 채용 담당 부서가 의료 관련 자격증이 없는 직원의 자매·조카·자녀에게 응시자격을 임의로 부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이에 앞서 2013년 6월에는 청원경찰 결격사유인 시력장애가 있는데도 응시자 어머니의 청탁을 받아 채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9개 지방공공기관에서도 9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경기신용보증재단은 2015년 5월 서류전형 배점을 조정해 직원의 자녀가 서류전형을 커트라인으로 통과하고 면접 결과 1등으로 최종 합격했다. 권익위는 징계·문책 등을 요구한 146건(112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명만 공개했다. 관련 내용은 징계처분이 확정되는 대로 각 감독기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이 드러나 권익위가 수사의뢰하거나 징계를 요구한 현직 임직원은 총 288명이다. 권익위는 임원 7명 가운데 수사의뢰 대상인 3명은 즉시 직무정지한 후 수사 결과에 따라 해임하고, 문책 대상인 4명은 기관 사규에 따라 조치, 직원 281명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검찰 기소 이후 관련 절차에 따라 퇴출하게 된다고 밝혔다.
 
박은정. [연합뉴스]

박은정. [연합뉴스]

부정합격자 13명(잠정)도 본인이 검찰에 기소될 경우 채용비리 연루자와 동일하게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권익위는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정례화해 비리가 반복해 발생하거나 후속조치 이행이 미흡한 채용비리 취약 기관은 감독기관과 특별종합조사를 실시하는 등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정부는 채용비리와 같은 특혜와 반칙을 없애고 공정채용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이번 정부 임기 내내 멈추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위문희·윤상언·백희연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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