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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찍어내기 수사 속도…청와대 “블랙리스트 딱지 안돼”

중앙일보 2019.02.21 00:03 종합 12면 지면보기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 대한 찍어내기 감사를 지시하고 사퇴를 강요한 최종 지시권자를 찾고 있다. 산하기관 임원들의 정치 성향과 출신, 사퇴 동향 등이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 문건이 어떤 경로로 어느 선까지 올라갔는지를 수사중이다.
 

검찰 “환경부 산하기관 인사 동향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 정황”

기관 임원 지원한 문 캠프 인사에
환경부, 면접 유리한 자료 준 의혹

청와대 인사수석실 개입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건을 놓고 야당과 청와대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개입하고 지시한 정황을 확인해 김 전 장관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현재는 청와대 개입 여부까지 수사 범위를 넓혀 관계자를 소환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주목하는 것은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를 강요하며 실시했던 ‘표적 감사’가 김 전 장관의 지시로만 이루어졌는지 여부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의사결정만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가 산하기관의 인사 관련 동향을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한 정황이 파악됐고 산하기관 임원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도 일부 드러났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기관의 한 전직 임원은 “전임자가 임기를 채우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는 환경공단 이사장과 상임감사는 김 전 장관이 물러난 뒤에 모두 임명됐다”며 “김 전 장관의 의사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달초 조사를 받았던 김 전 장관을 추가 소환할 예정이다. 지난해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당시 인사수석실은 포함되지 않아 청와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인사수석실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된 이후에 그 부분도 검토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검찰은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공모 과정에서 환경부가 문재인 캠프 출신 지원자에게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환경부 산하기관인 환경공단의 상임감사 공모 과정에서 환경부가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유성찬씨에게 환경공단 업무보고 자료 등을 면접 전 전달해 다른 지원자보다 유리한 환경에서 면접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유씨는 앞서 환경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지만 면접 과정에서 탈락했고 이후 상임감사 재공모에 지원해 합격했다. 중앙일보는 유씨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는 20일 블랙리스트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블랙리스트란 ’먹칠‘을 삼가해주십시오’란 제목의 논평에서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우리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데 (언론이) 문재인 정부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여 동안 블랙리스트 관리 규모는 2만 1362명에 달했지만,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환경부 산하기관 동향’ 문건엔 거론된 24개의 직위 가운데 임기 만료 전 퇴직이 5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하는 일은 환경부를 비롯한 부처가 하는 공공기관의 인사 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협의하는 것”이라며 “만일 그걸 문제 삼는다면 청와대 인사수석실 자체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자유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꼬리자르기로 일관하던 청와대가 입을 열어 환경부의 블랙리스트는 적법한 체크리스트 문서라고 우기고 나섰다”며 “이는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적법하기 때문에 청와대가 설사 이를 보고받더라도 문제없다는 식으로 향후 검찰 수사에서 빠져나가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위문희·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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