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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따’ 계획 깨지나…英이어 獨도 ‘반 화웨이 전선’ 이탈

중앙일보 2019.02.20 17:21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왕따 시키기’ 계획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영국·뉴질랜드에 이어 독일까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완전 퇴출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국 ‘기술 굴기’를 견제하며 중국 기업 공격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던 유럽이 미국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독일 연방 내무부의 비외른 그룬벨더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특정 5G장비 제조업체를 직접 배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특정 업체를 배제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여기서 특정 5G장비 제조업체는 중국의 화웨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反) 화웨이 전선 이탈 현상은 이미 지난 19일 영국에서 시작됐다. 영국은 “화웨이 완전 퇴출은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고, 같은 날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도 “아직은 화웨이를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화웨이 견제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에 반대되는 입장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이 5G 기술을 이용해 산업기밀을 빼내고 있다며 화웨이를 쓰지 말자고 유럽을 회유해 왔다. 심지어 지난 11일에는 화웨이를 설비를 사용하는 국가들과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당초 유럽 시장도 미국의 입장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독일·뉴질랜드·호주 등 통신회사들은 화웨이의 5G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 등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재구매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가 화웨이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유럽이 입장을 바꾸고 있다. 특히 미국과 기밀을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 구성원인 영국과 뉴질랜드의 이탈은 미국의 중국 왕따 계획에 힘이 빠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화웨이를 빌미로 중국을 견제하려 한 미국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과 뉴질랜드가 태세를 바꾼 것은 미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 중국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영국과 뉴질랜드의 약점인 경제적 문제를 파고들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의 화웨이 처리 방식을 두고 중국 언론의 비난이 계속되자 중국인들이 뉴질랜드 여행을 취소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외교부는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뉴질랜드로서는 중국인 관광객 이탈이 경제적 문제로 연결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역시 브렉시트 문제로 경제적 타격이 큰 상황에서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무너뜨리기에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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