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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논란 휩싸인 '수병과 간호사 키스'…숨겨진 진실은

중앙일보 2019.02.20 12:55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왼쪽) 사진을 재현한 미 플로리다 조각상에 적힌 '미투'낙서 [AP, 새러소타 경찰국 페이스북=연합뉴스]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왼쪽) 사진을 재현한 미 플로리다 조각상에 적힌 '미투'낙서 [AP, 새러소타 경찰국 페이스북=연합뉴스]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수병과 간호사 키스'가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속 키스 장면의 '숨겨진 진실'이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미 ABC방송은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 있는 '무조건 항복'이라는 이름의 조각상에서 '#MeToo(미투·나도 당했다)'라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조각상은 '수병과 간호사 키스' 사진을 그대로 재현해 만든 것으로 낙서는 여성 간호사의 왼쪽 종아리 부분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큼지막하게 적혔다. 
 
새러소타 경찰은 이날 오전 0시 53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러나 주변 현장에서 스프레이 통이나 다른 훼손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에는 감시 카메라도 없어서 범인을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각상 복구에는 약 1000달러(약 112만원)가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7일 사진 속 남성 수병인 조지 멘돈사가 별세하면서 '숨겨진 진실'이 재조명된 탓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잡지 '라이프'에 실리며 주목 받은 이 사진은 제국주의 일본의 항복과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진 속 주인공으로 알려진 멘돈사에 따르면 촬영 당시 상황은 사진 속 키스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멘돈사는 생전 사진 속 남성 수병이 자신이라고 인정하며 자신과 키스한 간호사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고 고백했다.
 
당시 멘돈사는 1945년 8월 14일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축하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로 향했다. 그는 종전 소식을 기뻐하며 술을 마신 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술에 취해 한껏 흥이 올랐던 그는 길거리에서 만난 여자들을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 사진 속 간호사 복장을 한 여성 역시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을 확인하러 광장으로 걸어 나오다 '봉변'을 당한 것이다.
 
해군 전역 후 로드아일랜드에서 어업에 종사하던 멘돈사는 자신이 사진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결국 2009년 사실을 인정하고 대중 앞에서 그 사실을 공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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