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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북·미 연락관 교환 추진”…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이번엔?

중앙일보 2019.02.20 00:05 종합 8면 지면보기
미국 CNN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북·미가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선언 이행의 첫 단계로 양국 연락관을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연락사무소 개설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오는 27~28일 하노이 정상회담 합의 사항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다면 북·미는 우여곡절 끝에 연락사무소를 여는 것이 된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첫 등장
양국 협상 때마다 방안으로 거론

양국 연락사무소 개설은 1994년 제네바 기본 합의 때 처음 등장했다. 북·미 양국이 상대방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가 진전됨에 따라’ 양국 관계를 대사급으로 승격시킨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후 2000년대 중반 6자회담 국면까지 북·미 관계개선과 신뢰구축 방안으로 매번 거론되다시피 했다.
 
부시 행정부 말인 2008년엔 관계개선 및 연락사무소 개설 논의가 나오면서 미국의 제재 완화 시사→테러지원국 해제(2008년 10월)로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검증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테러지원국 해제를 결정했다. 그해 6월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듬해 4월 6자회담 파기를 선언하며 북핵 합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연락사무소 논의는 없던 일이 됐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제네바 합의 당시인 90년대 중반만 해도 북한이 내부 경제 상황이나 군부의 반대 등으로 쉽사리 미국인들을 자신의 영토로 들일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여기는 만큼 연락사무소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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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넘어서는 상응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다. 북한은 지난 평양 실무협상을 비롯해 현재까지 포괄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락사무소 개설은 미국의 제안일 뿐 북한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제재 해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클린턴 행정부 때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수전 셔크 UC샌디에이고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연락사무소 개설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가 만들어져도 북·미 간 ‘동상이몽 사무소’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신고·검증을 위한 상설 사무소로 여기는 반면 북한은 수교 직전 단계의 조치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여전히 핵심은 북한이 얼마나 비핵화 조치를 내놓고, 미국이 상응조치로서 제재 완화 여지를 얼마나 제시할지 여부인 만큼 연락사무소는 부수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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