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복귀하는 야구천재 이정후 회복도 천재

중앙일보 2019.02.20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의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의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는 ‘야구 천재’로 불린다. 공을 잘 치고 잘 잡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회복력도 뛰어나다.
 

지난해 준PO때 수비 중 어깨 다쳐
11월 수술 이후 재활 훈련 전념
마인드 컨트롤 하며 회복 빨라져
“내달 롯데와 개막전 출전도 가능”

이정후는 지난해 10월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회 말 김회성의 타구를 잡으려고 다이빙캐치를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지난해 11월 7일 왼쪽 어깨 아래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했다. 재활 기간은 약 6개월로, 구단이 예상한 그의 복귀 시점은 오는 5월이었다. 이 일정대로라면 오는 3월 23일 열리는 개막전은 물론 시즌 초반에도 이정후의 얼굴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다.
 
그런데 이정후는 놀라운 회복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술 이후 곧바로 충남 논산의 육군 훈련소에서 4주 군사 훈련까지 받더니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재활 훈련을 시작했다. 이어 한 달 여만인 지난달 말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18일 자체 평가전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비록 한 타석에만 등장했지만 약 3개월 만에 방망이를 잡은 것이다.
 
이정후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건우 트레이닝 코치님과 트레이너 선생님이 나만 바라보며 재활 훈련을 이끄셨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회복하고 싶었다”면서 “수비 훈련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주부터는 타격훈련도 시작했다. 감독님께서 허락하시면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리는 평가전에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이정후의 빠른 회복력에 놀라워하고 있다. 장 감독은 “이정후가 시즌이 쉬는 기간에 정말 열심히 재활훈련을 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했다.
 
이정후의 빠른 회복력은 이미 지난해에 증명됐다. 지난해 6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도중 3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 어깨를 다쳤다. 재활 기간이 6주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정후는 4주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리고 타율 4할이 넘는 놀라운 타격을 선보이며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구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대체 선수로 발탁돼 금메달까지 땄다.
 
이정후는 고교 시절까진 심한 부상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프로에 들어와서는 유독 아픈 데가 많았다. 지난 시즌에는 손가락·종아리·어깨 등 여러 부위의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정규시즌 144경기 중 109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정후는 “처음에는 부상을 당하면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 그러다 보니 회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또 부상을 당한 뒤엔 마인드 컨트롤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지난해 7월 “어깨까지 다치면서 마음을 비웠다. 부상을 당한 뒤엔 야구 경기도 보지 않고 시원한 PC방에 가서 게임도 하고,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도 보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어깨 부상 이후에도 마음을 비운 건 마찬가지다. 어깨 수술 직후 군사 훈련을 받는 것에 대해 주위에서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정후는 마음 편하게 다녀왔다.
 
몸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다음 달 개막전 출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무리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상태를 보면 정규 시즌 개막전 출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정후도 내심 개막전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키움은 3월 23일 오후 2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이정후는 지난해 잦은 부상에도 타율 0.355(3위)에 출루율 0.412(6위), 57타점, 81득점을 기록했다. 프로 2년 차에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데 이어 올 시즌엔 지난해보다 1억2000만원이 오른 2억3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마쳤다. KBO리그 역대 3년 차 선수 가운데 최고 연봉 기록이다. 이정후의 올해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전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