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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한다더니 재개발 무엇?' 뿔난 을지로 상인들 거리로

중앙일보 2019.02.19 19:54
19일 열린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중구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김정연 기자

19일 열린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중구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김정연 기자

 
세운상가 인근 상인들과 젊은 예술가들이 '을지로 재개발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19일 오후 12시 30분 수표재개발구역 상인 강문원(59)씨가 '을지로 재개발 진행 과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75일째 천막을 치고 있는 관수교 하단 사거리에 100여명의 사람이 모였다. 집회장소 바로 맞은편의 세운 3-1,2,4구역 가림막 안쪽에서는 이날도 포크레인이 철거에 한창이었다.
 
 

'을지로는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 '도시재생 한다더니 재개발 무엇?' 
19일 열린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 이날 피켓들은 전국의 예술가들이 디자인해 만들었다. 김정연 기자

19일 열린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 이날 피켓들은 전국의 예술가들이 디자인해 만들었다. 김정연 기자

 
이날 집회에는 세운3구역 철거로 이주한 사람을 비롯해 세운·수표구역 일대 상인들이 장사를 접고 나왔다. 상인들과 젊은 작가들은 저마다 디자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박은선 활동가는 "포스터는 전국에 있는 디자이너들이 만들어주셨다. 하나하나 보면서 이곳 상인들이 얼마나 소중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지 아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피켓에는 '당신의 과거는 안녕하신가요?''청계천-을지로는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다' '도시재생 한다더니 재개발 무엇?'등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상인들과 예술가들. 김정연 기자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상인들과 예술가들. 김정연 기자

철거된 세운3-1구역에서 나와 인근 골목으로 가게를 옮긴 황민석씨는 "우리는 대체부지가 의미 없고, 요구한 적도 없다. 이 가게들이 다 모여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70년 유지, 발전해온 곳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 수 있는데도 재개발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용도변경과 불법 철거 의혹 등 감사 청구 예정 
중구청 앞으로 행진한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 참가자들. 김정연 기자

중구청 앞으로 행진한 을지로 재개발 반대 집회 참가자들. 김정연 기자

이들은 중구청 앞까지 30여분간 행진했다. 중간에 합류하는 상인들을 포함해, 중구청에 도착할 때쯤엔 인원이 200여명으로 늘었다. 서울녹색당 이상희 공동운영위원장은 "상업용도 지역인 을지로-청계천 구역을 '주거용도' 지역으로 갑자기 바꾸고, 관리처분 인가 전에 철거를 시작했으며, 사업시행자와 주민들이 함께 논의하는 사전협의체도 구성하지 않은 부분 등 불법적 요소에 대해 다음 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운·대림상가 옆에 펼쳐진 공구상가 등을 포함한 세운 재정비사업은 '노후 건물 정비'를 목표로 10년 이상 추진됐다. 속도를 낸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중 일부인 세운 3-1,4,5구역은 지난해 12월부터 철거가 시작됐다. 그러나 세운 재정비촉진구역 내에 오래된 유명 점포(노포)들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을 일대 도심전통산업과 노포 보존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관리처분 인가가 끝난 3-1,4,5구역에 대해서는 "민간의 사업 진행을 막을 수 없다"며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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