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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면접시험 문제유출했는데, 약식기소로 끝?…적절성 논란

중앙일보 2019.02.19 13:57
(기사내용과 관계 없는 이미지). [프리큐레이션]

(기사내용과 관계 없는 이미지). [프리큐레이션]

대학 입시 비리 사건을 두고 검찰이 벌금형 약식기소 처분을 내려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담당 법원은 입시 비리 사건을 약식 명령으로 처리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보고 정식 재판에 넘기도록 했다.
 
19일 부산 고신대학교와 경찰 등에 따르면 고신대 의대 산부인과에 재직했던 김 전 교수는 지난해 1~2월 의과대학 편입시험 면접 문제와 모범답안을 빼돌려 아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학교 측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의과대학 편입시험 면접문제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A씨와 김 전 교수가 짜고 문제와 답안을 빼돌린 정황을 확보했다. A씨와 김 전 교수는 모두 경찰 조사에서 자백했다.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문제는 검찰이 김 전 교수와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하면서 불거졌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법원에 정식 공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재산형(벌금·과태)를 부과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이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법정 형량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법원은 이 사건을 약식기소로 처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식 재판에 넘겼다. 법원이 약식기소된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긴다는 것은 범죄사실 성립에 큰 의문이 있거나 죄질의 경중을 따져야 할 사안이라는 의미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입시 비리 사건으로 따져볼 사안이 많고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조계 역시 이 사건이 단순 약식기소 처분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특히 단순 업무방해 혐의가 아니라 입시 비리와 관련된 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단순 업무방해일 경우 약식기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입시 비리에 관련된 업무 방해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면접 단계에서 발각된 사안이라서 검찰이 징역형까지는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사회적 파장을 고려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김 전 교수의 아들이 면접장에서 오답까지 그대로 대답하는 바람에 의혹을 받았다. 면접관들은 문제를 내는 과정에서 발견됐던 '오답'을 김 전 교수 아들이 답으로 읊는 것에 의심을 하고 '불합격' 의견을 냈다. 김 전 교수의 아들은 부산 시내 다른 대학 중에 재학 중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자 고신대학교는 김 전 교수를 2월 12일 자로 해임했다고 19일 밝혔다. 고신대 관계자는 “교원이 자녀 입학을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교수 신분으로 직원과 공모해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행위는 엄벌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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