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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가 '5.18 폄훼'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2019.02.19 06:00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5·18역사왜곡 처벌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 대회가 열린 가운데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대형 현수막이 찢어지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현수막에는 죄수복을 입은 지만원씨,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과 ''자유한국당 해체!', '망원의원 퇴출!', '지만원 구속!', '학살자 전두환 처단!'이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뉴스1]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5·18역사왜곡 처벌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 대회가 열린 가운데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대형 현수막이 찢어지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현수막에는 죄수복을 입은 지만원씨,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과 ''자유한국당 해체!', '망원의원 퇴출!', '지만원 구속!', '학살자 전두환 처단!'이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이 ‘5ㆍ18 망언’의 여진(餘震)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8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5.2%로 나타났다. 지난주 28.9%에서 3.7%포인트나 하락했다. (2월 11일~15일 전국 성인 2513명을 상대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국당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1월 2주차에 23.9%를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30% 지지율 회복을 앞둔 상황에서 ‘역풍’을 맞은 꼴이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추이 [자료=리얼미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추이 [자료=리얼미터]

 
논란이 쉬이 진화되지 않는 데는 어정쩡한 당의 태도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일부 의원들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공청회 문제로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5·18 희생자 유가족과 광주시민들께 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도 11일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며 성명서를 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16일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저희 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상식 이하의 망언으로 인해 5·18 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드렸다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시장으로서 충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진화와 수습책에도 한국당의 기류는 간단치 않다. ‘5·18 폄훼'에 대한 공개 사과나 자체 비판은 비박계에서 나올 뿐이다. 여전히 당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박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간단히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에선 ‘5·18을 부정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유공자 지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다수”라며 “굳이 이 논란에 힘을 보태기보다는 차라리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국면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당대회 특성상 투표권을 가진 당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다 보니 중도층 공략보다는 선명성에 힘이 실리게 된다. 여기에 최근 당내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태극기 부대의 움직임도 당내 '5·18 침묵'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내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오른쪽부터)가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선서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내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오른쪽부터)가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선서하고 있다. [중앙포토]

당 지도부도 ‘5·18 폄훼' 논란에 대해 확실한 입장정리를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유공자 명단은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의 한국당 추천 조사위원 임명 거부도 문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김진태ㆍ김순례ㆍ이종명 등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박명재 윤리특위 위원장은 18일 오전 여야 3당 간사와 만나 이를 논의했지만 5·18 발언 관련 안건만 다루자는 여당과 다른 안건도 다루자는 야당이 부딪히면서 다음 달 7일 심의하기로 했다.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열린 제101차 태극기집회 2부 집회 참가자들이 인덕원역까지 행진하고 있다[연합뉴스]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열린 제101차 태극기집회 2부 집회 참가자들이 인덕원역까지 행진하고 있다[연합뉴스]

일각에선 김병준 비대위 하에서 봉인상태에 들어갔던 계파갈등이 '5·18 폄훼'를 계기로 전당대회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컨설팅회사 '민'의 박성민 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은 중도를 놓고 민주당과 경쟁하는 정당이 아니라 태극기부대를 놓고 대한애국당과 경쟁하는 정당이 된 것 같다. 굉장히 퇴행적”이라며 “그나마 남아 있던 보수진영 유권자들까지 이탈하게 만들어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라는 평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도 15일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17일엔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개혁보수가 설 땅이 그곳에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제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제원 기자]

    
유성운ㆍ김준영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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