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뉴스 A/S] 까치잡이로 1400만원?…알고보니 경력 15년 베테랑

중앙일보 2019.02.18 13:47
”공기총으로 까치 잡다가 전선이 끊어지면 어떡하나”, “까치집만 부수면 되지 왜 살생을 하나”, “나도 까치 잡아 돈 벌어야겠다.”

지난 15일 “까치잡이 부업 뛰는 자영업자, 두 달간 1400만원 벌었다”는 제목의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독자들은 이런 궁금증을 기사 댓글에 남기거나 한전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고 있다. '뉴스 애프터 서비스 (A/S)' 코너를 마련, 독자의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충남 공주시 신관동에 사는 김진화씨가 전봇대 위에 앉아있는 까치를 향해 공기총을 발사하고 있다. 까치 둥지는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 때문에 조류 포획 위탁사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공주시 신관동에 사는 김진화씨가 전봇대 위에 앉아있는 까치를 향해 공기총을 발사하고 있다. 까치 둥지는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 때문에 조류 포획 위탁사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➀공기총으로 전선이 끊기는 건 아닌가
한전과 전문 엽사들은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전에 따르면 까치가 주로 내려앉거나 집을 짓는 전봇대에는 고압선이 흐른다. 
고압선은 직경 14mm의 알루미늄 재질이다. 반면 저압선(직경 3mm 정도)은 구리로 만든다. 전선은 이들 금속에 폴리에틸렌을 입힌다. 그런데 공기총 실탄의 크기는 직경 5mm이다. 공기총 실탄 재질은 납이어서 강도가 약한 편이다. 게다가 공기총의 위력도 그리 세지 않다. 공주에서 오랫동안 엽사로 활동한 김진화(51) 씨는 “공기총 위력은 엽총의 25분의 1 정도”라며 “공기총은 40m 이상 거리에서 발사하면 사람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치명적인 피해는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공기총으로 전선을 맞추려면 사격 실력이 아주 뛰어나야 한다고 한다. 김씨는 “공기총은 바람과 기온 등 기상조건까지 계산해서 사격해야 하는 민감한 총기”라고 했다. 한전 관계자는 “극히 드물긴 하지만 오발로 전선에 공기총 실탄이 찌그러진 채 박혀 있는 경우는 있지만, 정전사고가 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전봇대 위 배전기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까치는 번식력이 좋고 천적이 거의 없어 개체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봇대 위 배전기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까치는 번식력이 좋고 천적이 거의 없어 개체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➁까치집만 부수면 되지 굳이 살생해야 하나
한전은 “까치집만 없애봐야 효과가 없다”고 한다. 까치는 번식력이 강한 데다 사실상 천적도 없다. 참매 같은 맹금류를 천적으로 볼 수 있지만, 주로 집단생활을 하는 까치를 공격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 나무에 주로 집을 지을 때는 뱀이 까치를 잡아먹었지만, 전봇대로 진출한 이후에는 이마저 거의 불가능해졌다.
 
조삼래 공주대 명예교수는 “까치의 천적은 인간이라 할 수 있는데 워낙 영리하다 보니 사람도 잘 피해 다닌다”고 했다. 까치는 한 번에 3〜5개의 알을 낳는다. 2〜3월에 알을 낳고, 4월쯤 되면 새끼가 나온다. 한전 관계자는 “까치집을 부수고 돌아서면 다시 집을 지을 정도로 까치 개체 수가 많다”며 “까치가 둥지를 못 짓도록 전봇대 위 배전반에 다른 장치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에 사는 엽사 김진화씨가 전봇대 위 까치 둥지를 가리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공주시에 사는 엽사 김진화씨가 전봇대 위 까치 둥지를 가리키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➂전선을 땅에 묻으면 되지 않나
정전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될 수 있다. 하지만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든다. 설치비용이 많이 들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된다고 한다. 게다가 만약 사고가 나면 복구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한전측은 “지중화가 최선이지만 부작용이 많다”며 “그래서 대도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선 지중화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➃까치 잡아 돈 좀 벌어볼까
이에 대해 전문 엽사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우선 엽사 등록 절차가 까다롭다. 엽사가 되려면 자치단체가 실시하는 수렵면허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필기시험과 사격 등 실기시험 과정이 있다. 그런 다음 수렵단체에 가입하고 보험도 들어야 한다. 수렵단체에서는 5년 이상 경력자만 한전측에 까치 포획 엽사로 소개한다.
 
비용도 만만찮다. 공기총(100여만원), 렌즈(100여만원), 에어 충전장치(350만원), 충전기 등 기본 장비 구매에만 600만〜700만원 든다. 차량도 일반 승용차가 아닌 SUV를 이용해야 한다. 김진화씨는 “까치잡이는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 대비 소득이 별로 없는 일”이라며 “엽사 경력이 적어도 10년 이상 돼야 까치 사냥이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15년 이상 경력의 소유자다.
 
공주=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