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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폄훼' 징계도 헛발…"태극기부대 눈치 보나"

중앙일보 2019.02.14 12:19
자유한국당은 ‘5ㆍ18 망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기로 14일 결정했다. 반면 김진태ㆍ김순례 의원은 전당대회를 마칠 때까지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셀프 징계’를 요청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관리 책임을 이유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사진 연합뉴스, 뉴스1]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사진 연합뉴스, 뉴스1]

김용태 사무총장은 비대위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는 해당 의원들의 발언이 5ㆍ18 민주화운동 정신과 자유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적 가치에 반할 뿐만 아니라 다수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윤리위의 이 같은 결정을 의결해 확정했다.
 
김진태ㆍ김순례 의원에 대해 징계 논의를 유예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김병준 위원장은 “징계는 명확한 사실관계와 사안의 위중함, 정상참작, 징계수위 등을 신중하게 따져 처리했다”며 “헌법질서와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보수정당이라면 엄격한 법리 판단과 신중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당규 중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7조에 따르면 후보자는 후보등록이 끝난 때부터 윤리위원회의 회부 및 징계의 유예를 받는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14일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세명의 의원 중 이종명 의원만 '제명' 결정을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징계유예'를 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를 물어 스스로 윤리위 회부를 요청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주의' 조치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윤리위 결정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14일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세명의 의원 중 이종명 의원만 '제명' 결정을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징계유예'를 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를 물어 스스로 윤리위 회부를 요청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주의' 조치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윤리위 결정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날 결정을 두고 사실상 전대 후 꾸려지는 차기 지도부로 ‘공’을 떠넘겨 징계가 사실상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당 내부에선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현호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박근혜 비대위 체제 때도 5ㆍ18 민주화운동을 민중 반란이라고 하고, 제주 4ㆍ3사건을 공산주의자에 의한 것이라고 언급했던 공천 후보자에게 ‘후보 사퇴’를 요청한 적이 있다”며 “한국당이 나아가려면 국민을 통합해야지 분열을 만드는 길로 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190214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190214

 
한국당의 한 재선의원은 “태극기 부대 등의 반발과 전대 파행 우려 등 여러 가지 고려를 했겠지만 성난 여론이 악화하는 동안 당 지도부가 윤리위 심판만 바라보는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보니 당이 초재선 들에 질질 끌려다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제의 발언을 한 의원들은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자숙하기보다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심의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김진태 의원은 13일 한국당 당규를 들어 ”선거를 마칠 때까지 징계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5ㆍ18 유공자를 ’괴물‘로 지칭했던 김순례 의원은 지도부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했다. 당내에서도 이들이 태극기 부대의 몰표를 얻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이 될 경우에 징계는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에 대해 비대위 측은 “징계가 없던 일로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윤리위는 비대위 후에도 임기가 보장된만큼 전대 후 소집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라며  “당헌·당규를 뛰어넘어 징계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의 자의적·독재적 당 운영”이라고 해명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한편 이번 사태를 놓고 논객 조갑제씨를 비롯해 '아군'인 보수 측에서도 강한 성토가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당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비대위가 당의 우클릭을 제어하면서 중도층을 공략했지만 이번 사태로 무력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지만원씨를 ‘5ㆍ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위원으로 추천했을 때 미숙한 대응을 한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당시 강력하게 제동을 걸었으면 이런 상황까지 안 왔을 텐데 지도부가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시간만 끌다가 오늘날 이런 상황까지 키웠다”며 “'산토끼'는 고사하고 '집토끼'까지 놓칠 판”이라고 자조했다.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의원 제명'과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한국당 규탄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의원 제명'과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한국당 규탄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의원에게 내려진 제명은 사실상 출당 조치에 해당하는 최고 수위의 중징계로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출석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효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이 의원의 제명 여부는 의총에서 결정된다. 비대위의 결정에 대해 김진태 의원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전당대회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 의원에 대해선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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