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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규제” “피해자 보호”…해외 음란 사이트 접속 차단 논란

중앙일보 2019.02.14 09:03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정부가 강력한 웹사이트 차단 기술을 적용해 해외 음란 사이트 등 불법 사이트 접속 차단을 강화하자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남성 이용자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개인 자유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는 불만이 나오는 반면 여성계에선 “타인 인격권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KT·LGU+·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11일부터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차단’ 방식의 웹사이트 차단을 시행했다. SNI 필드 차단이 적용된 웹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면 이전처럼 불법·유해 정보 차단안내 홈페이지(warning.or.kr)로 재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이 까맣게 처리되는 ‘암전’(black out) 상태로 표시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 해외 사이트로 차단 결정한 사이트는 895개다. 이중 불법 음란 사이트는 96개다.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자 인터넷에선 이용자 항의가 빗발쳤다. ‘정부가 야동까지 못 보게 감시하는 것이냐’는 항의성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 청원 글은 하루 새 15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남초(남성 중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과도한 사생활 침해” “패킷 감청이나 검열이 될 수 있다” 등과 같은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반면 여성단체는 사이트 접속 차단이 불법 정보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환영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단 사이트 리스트를 보면 ‘국산 야동’이라 불리며 피해자가 삭제하고 차단되기를 바라는 영상물들이 전문적으로 유통되는 곳”이라며 “피해자가 존재하는 영상물을 유통하는 곳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반대여론이 들끊자 진화에 나섰다.  
 
13일 방통위 관계자는 “합법적 성인물은 유통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피해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공중화장실이나 수영장·목욕탕 등에서 촬영된 몰래카메라(몰카) 등 불법 촬영물이 은밀하게 유통하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주요 부위를 노출하지 않는 성인물에 한해서만 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불법 촬영물은 피해 대상자에 대한 심각한 사이버 성폭력이며 ‘표현의 자유’와는 전혀 관계없는 불법행위”라며 “이를 엄격히 차단해 근절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사이트 차단이 사생활을 침해하는 과잉 감청·검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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