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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모자 등 가족 동시 존엄사 서약 늘어난다

중앙일보 2019.02.14 00:03 종합 22면 지면보기
연명의료 중단(일명 존엄사)을 시행한지 1년 지나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하 사전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11만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존엄사의 중요성이 많이 알려지면서 부부가 나란히 사전의향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사실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사실모를 통해 사전의향서를 작성한 부부는 25쌍(50명)으로 집계됐다. 사실모는 2010년께부터 사전의향서 작성 캠페인을 주도해온 비영리단체다. 단일 단체로는 사전의향서를 가장 많이 접수하는 곳이다. 12월 사실모에 사전의향서를 접수한 사람은 525명인데 이 중 10%가 부부라는 뜻이다. 10월에는 총 750명 중 88명(44쌍)이 부부였다. 대개 부부가 같이 방문해서 상담하고 사전의향서에 서명한다.
 
홍양희 사실모 대표는 “부부뿐만 아니라 자매·모자·모녀 등 가족이 같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전의향서 작성자의 15%가 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집에서 삶의 마무리 방법 등을 주제로 대화하는 게 낯설었는데, 가족 작성이 증가하는 것은 가정에서 ‘죽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우리 가정에 매우 바람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주위에서 부모나 친지가 연명의료를 하며 생의 마지막에 고생하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품위 있는 마무리의 중요성이 확산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본인들의 연명의료를 두고 자녀가 갈등하지 않도록 사전에 분명히 해두려는 뜻도 담겨 있다.
 
사전의향서는 건강하거나 의식이 뚜렷을 때 임종 상황에 닥치면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고 미리 결정해서 서명하는 문서를 말한다. 연명의료는 인공호흡기·심폐소생술·혈액투석·항암제투여 등 4개 행위를 말한다. 이 중 일부만 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 사전의향서를 작성하면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자동으로 등록되며 유사시 언제든지 조회해서 활용할 수 있다. 11만여명의 작성자 중 68%가 여성이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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