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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주식거래 정지

중앙일보 2019.02.14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말 결산 결과 회사의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증권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경영 정상화 작업도 더뎌질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말 결산에서 자산보다 부채가 7442억이 많았다고 13일 오후 한국거래소에 공시했다. 거래소는 즉각 한진중공업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투자자에게 유의하라고 알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적자는 1조3175억원에 달했다.
 
거래소는 4월 1일까지 자본금 전액 잠식을 해소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다. 만일 기한까지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해 증시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의 주식 거래 정지는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종속회사인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2018년도 연결 재무제표에 자회사 손실을 반영한 결과 자본잠식됐다”고 설명했다.
 
2007년 생산을 시작한 수비크 조선소는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해 한진중공업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켜왔다. 수비크 조선소는 2016년 18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7년에도 2335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7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지난 3년간 매년 수백 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진중공업은 2016년 1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는데, 조선 업계에선 수비크 조선소 경영 악화에 한진중공업이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진중공업이 1조 5000억원을 쏟아부은 수비크 조선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한진중공업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1일 필리핀 법원에 수비크 조선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인가를 받은 상태다. 수비크 조선소 회생 절차에 따라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 절차도 달라질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산업은행은 이날 “한진중공업과 필리핀 은행들의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면 국내 채권단과 함께 필리핀 은행이 출자전환에 참여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 업계에선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이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한진중공업홀딩스가 갖고 있던 한진중공업 경영권은 산업은행으로 넘어간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필리핀 은행과 수비크 조선소 기업회생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채권단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이 완료되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강기헌 기자 emckk@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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