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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 “식량안보 위해”…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인수

중앙일보 2019.02.14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유리 부드닉 우크라이나 오렉심그룹 회장(왼쪽)과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사진 포스코대우]

유리 부드닉 우크라이나 오렉심그룹 회장(왼쪽)과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사진 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가 미래 ‘식량파동’에 대비해 해외 전진기지를 마련했다. 포스코대우는 13일 우크라이나 물류기업 오렉심그룹과 흑해 남부 최대 수출항에 있는 곡물 터미널 지분 75%에 대한 인수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의 해외 곡물 기지 투자는 처음이다.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터미널을 ‘식량안보’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은 쌀을 제외한 식량 자급률이 10% 미만인 나라다. 밀이나 옥수수 등 곡물의 자급률은 한해 1~2% 수준에 불과하다. 2017년 기준 밀 500만t, 옥수수 1000만t을 포함해 곡물 1600만t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전 세계 작황에 따라 언제든 심각한 수급 불안정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우크라이나의 식량 생산량은 2007년 4000만t에서 2017년 7700만t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수출량은 같은 기간 850만t에서 4300만t으로 약 5배 늘어 신흥 식량자원 수출 강국으로 꼽힌다. 과거 러시아의 곡창지대 역할을 한 우크라이나에 자본이 몰리며 곡물생산 개혁이 일어난 덕분이다. 특히, 옥수수와 밀 수출은 각각 전 세계 4위, 6위를 점할 정도로 곡물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7년 약 7500만t의 곡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 확보로 전 세계 곡물 작황 위기에도 안정적인 재고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7월 준공을 앞둔 미콜라이프항 곡물터미널은 연간 250만t 규모의 곡물 수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체 곡물 중 90% 이상이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되고 이 중 최대 물량인 22.3%가 미콜라이프항을 거친다.
 
이은수 해외농업자원 협회 사무국장은 “한국은 전 세계 5위 안에 드는 곡물 수입국이면서도 해외 식량 인프라는 전혀 없는 나라”라며 “흑해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시장경제 도입 후 생산량이 증가해 전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으로 부상한 나라로 한국 민간 기업의 현지 곡물 터미널 투자는 미래 ‘식량안보’ 문제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곡물 주요 수입국들은 우리보다 먼저 해외 전진기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1978년부터 일본-브라질농업개발주식회사를 합작 설립해 세하두(Cerrado) 지역 35만에 이르는 땅을 대두 수출 전진기지로 개발했다. 이른바 ‘세하두 지역 개발 프로그램’이다.
 
중국은 2016년 2월 국영기업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가 스위스의 씨앗·농약업체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했다. 글로벌 농산물 물류 역량 확대, 해외 식량 구매 및 소유권 확보 등 ‘식량굴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연 1500만t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농장·가공·물류·인프라에 이르는 식량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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