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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분신 택시기사의 유서 “약탈경제 대책 마련하라”

중앙일보 2019.02.13 22:17
분신을 시도한 김씨의 지인 임명식(55)씨는 ’차안에 있던 유서는 경찰이 가져갔고 유서 복사본 사진을 찍었다“며 중앙일보에 김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임명식씨 제공]

분신을 시도한 김씨의 지인 임명식(55)씨는 ’차안에 있던 유서는 경찰이 가져갔고 유서 복사본 사진을 찍었다“며 중앙일보에 김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임명식씨 제공]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의 유서가 공개됐다. 

 
지난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택시기사 김모(62)씨는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 채 택시를 운전해 국회로 돌진했다. 화재는 바로 진화됐으며 화상을 입은 김 씨는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택시 차량 조수석 보관함에 A4용지에 적힌 유서를 남겼다. 김씨의 지인인 동료 택시기사 임명식(55)씨는 “차 안에 있던 유서는 경찰이 가져갔고 유서 복사본 사진을 찍었다”며 중앙일보에 김씨의 유서를 단독으로 공개했다. 유서에는 강남지부 대의원 김○○이라고 적혀 있으며 김씨의 사인과 날짜도 표시돼 있다. 
 
김씨는 “빗나간 4차산업 혁명 애꿎은 서민 울렸다”고 유서를 시작하며 총 11가지 주장을 나열했다. 김씨의 첫 번째 요구 조건은 ‘카카오의 불법 카풀을 엄벌하라’는 것이다. 그는 공유경제를 빙자한 약탈경제에 대한 대책과 함께 공유서비스에 대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서는 개인택시 권리금과 관련한 내용도 지적한다. 김씨는 유서를 통해 개인택시 양수 자격 요건인 법인택시 3년 무사고와 개인택시 양도 자격요건 5년 기간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최근 카카오 카풀 이후 권리금이라 불리는 택시 번호판(면허)값이 절반가량 떨어졌다고 말한다. 이 권리금은 택시 기사들에게 퇴직금과도 같은 성격을 지닌 것이다.  
 
그 외에도 김씨는 택시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할 것과 모든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자신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1일 분신을 시도한 김 씨가 지난 2017년 10월 25일 서울시청 별관 앞 택시기사 집회에 참석했던 모습. 김 씨는 서울개인택시 강남조합 대의원인 김 씨는 평소 카카오 카풀 앱 도입 반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 임명식 씨 제공]

지난 11일 분신을 시도한 김 씨가 지난 2017년 10월 25일 서울시청 별관 앞 택시기사 집회에 참석했던 모습. 김 씨는 서울개인택시 강남조합 대의원인 김 씨는 평소 카카오 카풀 앱 도입 반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 임명식 씨 제공]

서울개인택시 강남조합 대의원인 김씨는 평소 카카오의 카풀 앱 도입 반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는 “김씨는 평소에 대의원으로 조합원들을 위해 앞장을 많이 선 사람이다”라며 “카풀 문제에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임씨에 따르면 김 씨는 최근 집회뿐 아니라 지난 2017년 10월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있었던 택시기사 집회 현장에도 참석한 바 있다.

  
임씨는 “분신한 날 당일 김씨가 국회 앞 분향소에 갔다가 단식하는 분들을 뵙고 분신하는 것 같다”며 “(그날 김씨를 목격한)단식했던 분들 말로는 김씨가 평소와 다르게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삼십분간 반대편을 바라봤고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현재 화상전문병원인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김씨는 얼굴·팔·다리 부분에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병준·박해리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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