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야당 "김경수, 옥중결재 아니냐" 경남도는 "인수인계한 것"

중앙일보 2019.02.13 17:08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 구속된 지난달 30일 오후 권한대행을 맡게된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한 후 돌아가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송봉근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 구속된 지난달 30일 오후 권한대행을 맡게된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한 후 돌아가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송봉근 기자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옥중결재’ 논란에 휩싸였다. 김 지사가 구속되면서 법적으로 모든 권한을 대행하게 된 경남도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13일 경남도 주요사업과 관련해 김 지사의 의견을 듣겠다며 ‘공무상 접견’을 한 것이 계기다.
 
13일 경남도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김 지사가 1심에서 법정구속 되면서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이 됐다. 지방자치법(111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소 제기로 구금 상태가 되면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인사를 비롯해 도지사 지위에 속하는 모든 권한을 대행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러나 박성호 권한대행은 ‘도정공백 최소화와 인수·인계’를 이유로 13일 오후 1시 30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김지사에 대해 2시간여 동안 공무상 접견을 했다. 접견은 크게 일반접견(일반면회), 장소변경 접견(특별면회), 변호인 접견 등으로 나뉜다. 일반접견은 10분 내외의 시간 동안 칸막이가 있는 곳에서 이뤄지며 대화가 녹음된다. 장소변경 접견은 칸막이가 없는 장소에서 30분 내외로 이뤄진다. 역시 대화가 녹음된다. 변호인 접견은 칸막이가 없는 장소에서 시간제한 없이 한다. 대화도 녹음하지 않는다. 법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공무상 접견은 공무를 위해 공무원이 신청해 접견하는 방식인데 변호인 접견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3시쯤 서울구치소 앞에서 김경수 지사 접견 후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 박 권한대행은 이날 김 지사에게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김해 신공항, 부산 진해 제2 신항, 스마트 산단 구축, 대형조선사 인수합병 관련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중앙정부 협력 등 경남도의 주요 현안 대부분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권한대행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경남 주요 현안과 관련해 그동안 지사님만 알고 있던 다양한 정보를 인수·인계 형태로 듣는 자리였다”면서 “옥중결재 그런 차원이 아니고 도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가 필요해서 요청한 자리라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박 권한대행은 앞으로 추가 접견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현안과 관련해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추가 접견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권한대행은 김해고·경찰대 출신으로 행안부 정부혁신기획관, 지방 행정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김 지사가 취임 후 각종 사업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지난달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연합뉴스]

반면  김경수 지사는 법적으로 구속되면서 도지사 권한을 상실했고, 그 권한을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넘겨받았는데 도정에 대해 의견을 구한다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 창원의 한 변호사는 “입안자에 해당하는 김 지사에게 의견을 구한 것은 도정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취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법을 위반했다고까지는 보기가 힘들 것 같다”며 “그러나 도지사가 권한을 상실했을 때 권한대행을 세우는 지방자치법의 취지에는 맞지 않는 부당 행위로는 해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박 권한대행이 김 지사를 찾아가 도정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을 ‘옥중결재’, 나아가 ‘옥중정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에서 “박 권한대행이 법원의 판결로 신병이 구속된 김 지사를 찾아 옥중결재를 시도한 것은 사실상 박 권한 대행 역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 않고 김 지사의 옥중정치를 방조한 불순한 의도로 읽힐 수 있다”며 “오늘 김 지사를 찾아 도정의 중요 현안을 보고하였다는 것은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유기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송봉근 기자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송봉근 기자

 
한편 법정 구속된 김 지사를 불구속 재판해 달라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김경수 도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도민운동본부(이하 본부)’는 경남도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경수 지사 구속의 최대 피해자는 경남도민이다. 도정 공백을 막기 위해 김 지사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본부는 도내 280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다. 12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의 창원시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불구속 재판을 촉구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