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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나란히 합격한 두 장애학생의 동행…서로의 눈과 발 역할

중앙일보 2019.02.13 15:22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장애 학생들. [사진 대구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장애 학생들. [사진 대구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학생들. [사진 대구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학생들. [사진 대구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의 꿈을 이룬 장애 학생들이 있다. 앞을 볼 수 없어 '지팡이'를 늘 가지고 다니는 선천성 시각장애 1급인 김하은(22·여) 씨와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힘든 지체 장애 1급 설진희(26·여) 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2015학번인 이들은 2019학년도 공립 중등교사(특수학교·특수학급) 임용시험에 나란히 도전해 각각 서울·울산지역 교사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네 살 차이인 이들은 2년 전인 2학년 2학기 때부터 기숙사 룸메이트가 됐다. 이후 함께 살면서 김씨는 설씨의 발이, 설씨는 김씨의 눈이 돼 서로의 공부를 도왔다. 
 
시각장애가 있는 김씨는 책을 볼 수 없다. 시험 준비를 위해선 동영상 강의를 귀로 들어야 했다. 하지만 듣는 것만으론 완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책 속 그림이나 도표 같은 것들을 귀로 듣는 것만으로 부족해서다. 이때 설씨는 김씨의 눈이 됐다. 옆에서 그림이나 도표를 대신 보고, 이해한 뒤 말로 설명해줬다. 
 
하반신 마비인 설씨는 공부를 하다가 중간중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노트나 책을 꺼내오는 일이 불편했다. 김씨는 설씨 대신 벌떡 일어나 책을 집어다가 설씨 앞에 가져다주는 식으로 서로를 도왔다.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 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학생들. [사진 대구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 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학생들. [사진 대구대]

 
중등교사 임용시험은 1차 교육학·특수교육 전공, 2차 교수학습지도안 작성·심층 면접 등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장애가 없는 학생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합격이 쉽지 않다. 

2015학번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중등 교사) 전체 학생은 40명. 이 중 36명이 장애가 없는 일반 학생이다. 

일반 학생도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면서 두 장애 학생이 공부에 얼마나 집중했는지를 가늠케하는 부분이다. 

 
이들은 시험 합격의 비결을 '서로 함께한 시간'이라고 했다. 김씨는 "1차 필기시험 합격 후에도 함께 계속 있었던 게 최종 합격에 도움이 됐다. 2차 면접 준비를 위해 진희 언니와 자취방을 구해 함께 공부하면서 마지막까지 서로 응원하고 용기를 북돋웠던 것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설씨는 "둘이 같이 끝까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도우며 공부한 게 최종 합격을 만든 것 같다. 그래서 그 기쁨이 두 배다"고 했다.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 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학생들. [사진 대구대]

서로의 눈과 발이 돼 나란히 교사 시험에 합격한 대구대 학생들. [사진 대구대]

 
공부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이들은 '단짝'이었다. 서로의 눈과 발이 돼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친목을 쌓는 학내 동아리도 함께 활동했다. 심지어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 외부 행사(강원도 등에서 열리는 행사)도 비장애 학생의 도움 없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렇게 장애 학생들의 귀감이 된 점을 인정받아, 이들은 오는 22일 졸업식 때 대구대 총장 모범상을 받는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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