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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고령운전자 교통 사고, 안전교육ㆍ면허갱신 실효성 논란

중앙일보 2019.02.13 15:01
9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30세 여성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령운전자 안전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운전자 유모(96)씨는 지난해 이미 고령운전자 적성검사를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에서 “기어를 드라이브에 놓은 줄 착각했다”고 진술하면서 고령운전자 적성검사 및 면허갱신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서울 강남운전면허교육장에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참가자들이 기초 인지능력 검사를 받고 있다. 이가영 기자

지난달 7일 서울 강남운전면허교육장에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참가자들이 기초 인지능력 검사를 받고 있다. 이가영 기자

1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운전자 유씨가 강남구 한 호텔 주차장에 진입하려다 벽을 들이받았다. 놀란 유씨는 차를 후진하다가 뒤에 있던 홍모(46)씨의 차랑 조수석 앞부분과 충돌하며 2차 사고를 냈다. 유씨는 사고 후에도 후진을 멈추지 못했고 결국 지나가던 여성 이모(30)씨까지 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텔 주차장에 들어가다가 실수로 벽을 받은 뒤 놀라서 후진했는데 뒤에 있던 승용차와 충돌을 했다”며 “당황해서 기어를 드라이브로 변속한 줄 착각하고 액셀을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사고지만 피의자의 진술 및 상황을 고려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를 낸 유씨는 지난해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부터 75세 이상 운전자는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면허 취득과 갱신이 가능하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초 서울강남운전면허교육장에서 검사를 받은 고령운전자 가운데 4분의 1가량은 1차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2차 검사도 통과하지 못해 수시적성검사 대상자가 된 경우는 많지 않지만, 기초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고령운전자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3년 1만7천590건에서 2014년 2만275건, 2015년 2만3063건, 2016년 2만4429건, 2017년 2만6713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운전자 사고 점유율도 2014년 9%, 2015년 9.9%로 10%를 밑돌다 2016년 11%를 기록하며 처음 10%대에 진입했고, 2017년에는 12.3%로 높아졌다.
 
출처: 행정안전부

출처: 행정안전부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사회 문제화되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1월 말까지 경찰에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운전자는 1만5528명이었다. 지방경찰청별로는 지자체 차원에서 제도를 시행한 부산이 580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986명, 경기남부 1686명, 경남 725명, 인천 634명 등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반납자는 대부분 고령운전자“라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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