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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 가해자 1심 징역 6년…유족 “형벌 낮아” 재판부 “양형기준보다 높아”

중앙일보 2019.02.13 14:12
윤창호씨 아버지 윤기현씨. [연합뉴스]

윤창호씨 아버지 윤기현씨. [연합뉴스]

음주운전으로 윤창호(22)씨를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윤씨의 유유족은 "국민의 법 감정을 이해못한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법원은 "양형 기준보다 높다"고 했다.    
 
윤씨의 부친 윤기현(54)씨는 1심 선고가 내려진 1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검찰이 구형한 10년보다 4년이나 적어 유감스럽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국민의 법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선고”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위험운전치사)로 기소된 박모(27)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윤기현 씨는 이번 선고로 아들로 인해 고조된 음주운전의 경각심이 낮아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음주운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했을 때 사법부가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사회가 변화)할 텐데 그렇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인 만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측이 항소의 뜻을 내비쳤다고도 했다. 기현 씨는 “솜방망이 선고라는 데 검찰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검찰 측에서 적정한 조처를 한다고 했는데 항소의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술에 취해 부산 해운대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故윤창호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BMW 운전자 박모씨. [뉴스1]

술에 취해 부산 해운대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故윤창호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BMW 운전자 박모씨. [뉴스1]

반면 일각에서는 양형기준보다 중한 선고가 내려져 ‘여론재판’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주운전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대법원의 양형기준은 징역 1년~4년 6개월을 권고한다.
 
김 판사는 이를 의식한 듯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데는 신중해야 하지만 이미 (음주운전을)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성숙해 있어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사고의 큰 원인은 음주운전이 아닌 동승자와의 '딴 짓'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럴 경우 박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이 아닌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가 적용돼 형이 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박씨는 술에 취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며 “동승자의 운전 방해 행위는 박씨의 ‘업무상 과실’에 영향을 줄 뿐”이라며 특가법 적용 이유를 밝혔다.
 
유족은 1심 선고 이후에도 음주운전 가해자의 처벌이 강화되도록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현 씨는 “그동안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너무 쉽게 생각해 가해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며 “음주로 인해 사람의 목숨을 잃는 것은 살인과 똑같다. 음주운전의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계속 이슈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2시 25분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가해자 박씨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81%의 만취 상태였으며, 조수석에 앉은 여성과 딴짓을 사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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