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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공태양 1억℃ 첫 달성···세계 핵융합 이끈다

중앙일보 2019.02.13 12:00
섭씨 1억도 이상 1.5초를 달성한 KSTAR 플라즈마의 모습.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섭씨 1억도 이상 1.5초를 달성한 KSTAR 플라즈마의 모습.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 발전에 성큼 다가 선 대한민국
 
한국의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KSTAR가 섭씨 1억도의 초고온 달성에 성공해, 핵융합 발전에 성큼 다가섰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13일 핵융합 발전을 위한 연구장치인 KSTAR가 초전도 토카막으로는 세계 최초로 중심 이온 온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를 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플라즈마의 온도가 1억도를 넘겨야 가장 활발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KSTAR가 이번에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주체인 이온의 온도를 1억도 이상 달성했다”며“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장치로는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KSTAR의 초전도 토카막 내부.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의 초전도 토카막 내부.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인공태양, 꿈의 미래 에너지 핵융합 
 
핵융합 발전은 수소를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 핵융합을 일으키고, 여기에서 나온 막대한 에너지로 물을 데우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발전 방식이다. 태양이 타오르는 원리와 같아 ‘인공태양’이라 불리지만,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태양 중심 온도(1500만도)의 7배인 섭씨 1억도 이상의 고온ㆍ고밀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해야 한다. 발전 원료가 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고, 원자력(핵분열) 발전과 비교해 방사선 발생이 거의 없어 ‘꿈의 미래 에너지’로도 불린다.  
 
초전도 토카막은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도넛 모양의 최신 핵융합 장치다. 한국ㆍ미국ㆍ중국ㆍ일본ㆍ유럽연합ㆍ러시아ㆍ인도 등 세계 7개국이 힘을 합쳐 프랑스 남부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중국 EAST 등 최근의 핵융합로는 대부분 초전도 토카막을 이용하고 있다. ITER는 2025년 준공과 함께 첫 플라즈마를 가동하고, 2035년 열출력 500㎿에 달하는 핵융합로 풀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같은 연구성과가 이어진다면 2050년께 주요국에서 상용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핵융합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초전도 토카막 장치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의 원리. 연료로는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쓴다.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초전도 토카막 장치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의 원리. 연료로는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쓴다.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YS 때 기획, DJ 때 기공, 노무현 정부서 완공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올해 중성입자빔 가열장치(NBI)를 추가로 도입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 소장은 “연말쯤 목표가 이뤄지면,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의 핵융합 기술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며 “KSTAR의 최종 목표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300초 달성”이라고 말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이번 성과는 KSTAR 실험 1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핵융합 학술대회‘KSTAR 콘퍼런스 2019’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상세하게 발표될 예정이다. KSTAR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기획돼, 김대중 정부에서 공사를 시작하고,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완공됐다. 이후 시운전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 실험에 들어갔다.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한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이 참여한 국제 프로젝트다. [사진 ITER]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한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이 참여한 국제 프로젝트다. [사진 ITER]

가장 큰 경쟁국은 중국, 2035년 핵융합 발전소 목표
 
사실 핵융합 플라즈마 1억도 달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과학원 플라스마 물리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자국 핵융합 실험로인 이스트(EAST)를 활용해 1억도에 달성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핵융합의 비핵심 요소인 전자온도 1억도를 올린 것이라는 게 국가핵융합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과거 일본ㆍ미국 등도 핵융합을 위한 플라즈마 발생을 3초 이상 유지하는 기록을 올린 적이 있지만, 초전도 토카막이 아닌 당시 구리 전자석 토카막이어서 더 이상의 연구성과를 내지 못했다.
 
핵융합 발전 연구ㆍ개발에서 한국의 가장 큰 경쟁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전자온도 1억도 기록 외에도, 2017년 6월 세계 최초로 5000만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100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35년을 목표로 핵융합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며, 상하이ㆍ허페이ㆍ청두 등 중국 대도시들이 발전소 유치를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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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아직 어느 나라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핵융합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한국의 강력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핵융합 기술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핵심기술 개발과 인재양성, 산업확충 등 기반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준호ㆍ허정원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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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