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文·金, 회담서 "3·1절 공동행사" 합의했지만…靑 "물리적으로 어렵다"

중앙일보 2019.02.13 06:00
남북한이 공동으로 마련하려던 3ㆍ1절 100주년 행사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해 7월 3일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7월 3일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2일 “27~28일로 잡힌 베트남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안에 대규모의 공동행사를 준비하고 협의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3ㆍ1절 100주년 행사를 공동으로 치른다는 구상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ㆍ19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평양선언 이전인 4ㆍ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직접 공동 기념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첫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추진 계획을 따로 준비해 건의했다”며 “김 위원장이 ‘북에서도 3ㆍ1절을 기념한다’고 답하면서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7월 3일 ‘3ㆍ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추진위)’를 출범식에서 이를 공식화한 뒤 9월 평양 회담에서 이를 합의문에 담았다. 이후 범정부 차원의 공동행사 준비가 본격화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9.19.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9.19.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러한 준비의 전제는 초기 북·미 정상회담이었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절 공동행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배경에는 미국의 선거가 있던 지난해 11월 초에 2차 회담이 이뤄진 뒤 한반도 상황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전제가 됐었다”라며 “그러나 정상회담 일정이 2월 말로 늦춰지면서 당장 3월초에 대대적 행사를 공동 주최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오후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로 입장하고 있다. 2018.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오후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로 입장하고 있다. 2018.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히 일정 문제보다는 3·1절에 대한 남북의 인식차 때문에 공동행사를 위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진위 위원장을 맡은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는 지난해 7월 본지 인터뷰에서 공동행사 추진에 대해 “8ㆍ15가 과연 해방이었다면 (남북이 함께) 기려야 하지만, 식민 상태에서 곧장 분단의 상태로 이어졌고 결국 동족상잔의 길로 가고 말았다”며 “전 국민이 참여한 비폭력ㆍ평화 운동인 3ㆍ1운동은 대한민국 정통성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말은 남북이 3ㆍ1절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유사한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북한은 독립운동의 초점을 김일성의 항일무장 투쟁에 맞추고 있어 3ㆍ1절에 대한 평가가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김일성의 항일투쟁에 대한 북한의 선전물

김일성의 항일투쟁에 대한 북한의 선전물

 실제로 북한은 정부의 공동행사 관련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초 3ㆍ1운동 100주년 공동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협의를 제안했지만 북측은 지금까지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3ㆍ1절에 민간과 종교 등 제한적 공동행사는 가능할 것”이라며 “이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도 있지만, 김일성의 무장 투쟁을 앞세운 북한과 공동행사를 마련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100년’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며 “꼭 3ㆍ1절이 아니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비롯해 올해 내내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