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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KB 누르고 ‘리딩뱅크’ 탈환

중앙일보 2019.02.13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스1]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스1]

조용병(사진)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의 KB금융그룹을 누르고 금융계 순이익 1위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 작년 순이익 3조1567억 1위
4대금융지주 10조 초유의 실적
올해 이자수익 감소, 수익원 고민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1567억원 순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3조689억원을 벌어들인 KB금융을 878억원의 차이로 제쳤다.
 
순이익 1위를 놓고 벌인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치열한 경쟁은 결국 1년 만에 조 회장의 판정승으로 막을 내렸다. 신한금융은 2008년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KB금융에 잠시 1위 자리를 내줬었다.
 
김정태 회장의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2402억원을 벌었고 손태승 회장의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2조19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을 모두 합치면 10조485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5468억원(5.5%) 늘었다.
 
KB금융을 제외한 세 곳은 각사 기준으로도 최고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33.5% 증가했다. KB금융은 순이익이 7.3% 줄었지만 희망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오히려 2.2% 늘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의 실적잔치는 ‘이자놀이’ 덕분이란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증가하고 예대마진(대출과 예금금리 차이)도 커지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불어나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는 2.31%포인트로 5년 만에 가장 컸다.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이자수익으로만 28조7733억원을 벌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금융그룹 CEO들은 ‘웃음’보다 ‘고민’이 앞서는 상황이다. 지난해 같은 ‘이자놀이’를 즐기기에는 올해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데다 경기둔화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대출은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오는 7월 도입 예정인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잔액 기준 코픽스)를 통해서다. 새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0.27%포인트 낮은 수준이어서 그만큼 은행 이자수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비은행 부문의 핵심인 신용카드 사업에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잇따라 인수합병(M&A)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했고 인터넷은행 설립도 추진 중이다. KB금융은 롯데캐피탈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권 영업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과거처럼 이자수익에만 기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디지털 사업부와 자산관리·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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