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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대생, 애인 하자" 남성에 속아 5000만원 뜯긴 남성들

중앙일보 2019.02.13 00:01
로맨스 스캠 이미지. [중앙포토]

로맨스 스캠 이미지. [중앙포토]

여대생 행세로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들에게서 모두 5000만원을 뜯은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12일 “돈을 보내주면 성관계를 맺고 애인을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송금받은 혐의(사기)로 A씨(29)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 사이 채팅에서 알게 된 20~30대 남성 6명으로부터 모두 500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다. 피해자 가운데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일본인도 포함돼 있다.
 
A씨는 스마트폰 채팅앱에 자신을 20대 여대생이라고 소개한 뒤 “생활비가 필요하다. 돈을 보내주면 성관계를 해주고 애인이 돼주겠다”는 글을 남겼다.
 
A씨는 이 글을 읽고 쪽지를 보내온 택배기사 B씨(26) 등에게 메신저 ID를 알려주며 본격적인 범행을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여성 사진으로 합성한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며 여자 행세를 했다.
채팅 이미지. [중앙포토]

채팅 이미지. [중앙포토]

 
A씨는 B씨 등 자신을 여대생이라고 믿고 있는 남성들에게 수개월간 수시로 돈을 요구했다. 생활비, 밥값 등 명목이었다. B씨 등 피해자들은 적게는 100여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돈을 보냈다.
 
A씨는 요금을 내지 않아 착신이 정지된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직접 통화하는 것을 피했다. 또 피해자들이 일을 해서 전화를 받기 어려운 낮 근무시간대 일부러 잠깐 전화를 걸고 받기 전 끊어 신뢰를 쌓았다.
 
특히 피해자들의 이름을 넣어 ‘OOO 사랑해’ 등의 가짜 손글씨 쪽지를 들고 있는 여성의 합성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만나기로 한 당일에는 “돈을 빌려줬던 언니가 돈을 갚지 않으면 못 가게 한다”며 또다시 돈을 뜯었다.
 
가장 많은 액수를 뜯긴 B씨는 A씨가 알려준 대로 대출까지 받아 돈을 보냈다. 자신 명의 휴대전화로 A씨의 게임 아이템까지 구매해줬다.
 
이번 사건은 더는 보낼 돈이 없어진 B씨가 부모에게 손을 벌리면서 불거졌다. B씨의 부모가 사기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피해 남성들이 경찰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A씨가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연애 등을 빌미로 돈을 뜯은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범죄”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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