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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 왜 이 부서에 오래 계세요? 이 질문, 선한 호기심일까

중앙일보 2019.02.12 13:00
[더,오래]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8)
G20 서울 정상회담 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 우선권을 줬지만 손을 들고 질문을 던진 한국 기자는 없었다. 사진공동취재단

G20 서울 정상회담 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 우선권을 줬지만 손을 들고 질문을 던진 한국 기자는 없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주요 이슈들에 대해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이때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 우선권을 줬다. 분명 궁금한 이슈들이 많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손을 들고 질문을 던진 한국 기자는 없었다.
 
정적이 흐르자 오바마 대통령은 “정말 아무도 없나요?”라고 재차 물었지만 결국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발언권은 중국 기자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모 방송 TV에 방영된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간접 경험해야 했다.
 
질문을 어려워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이는 우리나라 교육과 문화의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왜 질문하지 못하는지 좀 본질로 파고들어 가 보자. 그럼 무조건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능사일까. 그렇다면 어떤 질문이 좋은 질문일까.
 
한편으론 기자들의 마음도 일견 이해되기도 한다. 효과적인 좋은 질문을 던져야 했기에 주저하지 않았을까. (대통령 기자회견 영상을 본 방송국 기자들도 그런 상황에서 미리 준비되지 않은 질문을 꺼내지 못했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럼 좋은 질문이란 과연 무엇일까. 답은 명확하다. 질문을 받은 당사자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자의 질문법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좋은 질문 - 긍정적 반응과 함께 상대방이 정성껏 대답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우리의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어른이 되면 어린이나 청소년기와 달리 대화가 밋밋하고 지루해지기에 십상이다. 피곤한 대화 상대란 바로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닐까. 처음에는 말이 많은 사람과의 대화가 어색함도 피하고, 나름 재미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길어지거나 만남이 반복되면 그 많은 ‘자기 말’을 듣는 자체가 피곤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은 ‘자기 말’을 많이 하는 당사자 중 일부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어떻게 이끌지 몰라서, 상대방이 말을 잘 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본인이 말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매번 자신도 모르게 자기 말만 많이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미국 유명 수필가인 메리 올리버는 '우주가 인류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다면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핵심을 두 가지 면으로 나눠 권하고 싶다. [사진 pixabay]

미국 유명 수필가인 메리 올리버는 '우주가 인류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다면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핵심을 두 가지 면으로 나눠 권하고 싶다. [사진 pixabay]

 
이런 경우 “왜, 질문하거나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별로 궁금하게 없다”라거나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것이 실례가 될까 봐”라고 대답한다. 듣고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아마 많은 분이 수긍할 것 같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 질문을 어떻게 이해해 우리의 삶에 적용해야 할까. 나는 ‘어떻게’의 핵심을 방법적인 면과 태도적인 면으로 나눠 권하고 싶다. 방법적인 측면은 여러 요소가 복합돼 조금 복잡할 수 있다. 방법적인 측면의 설명에 앞서 태도적인 측면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한 개의 문장을 소개한다. 미국의 유명 수필가인 메리 올리버는 이런 명구를 남겼다.
 

“우주가 인류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

 
인류의 성장과 발전에 가장 큰 원동력이자 우리에게 내재하여 있는 선물 같은 에너지가 바로 사랑과 질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많은 발명과 발견, 연구와 기획, 철학과 예술적 성취가 사랑하는 마음과 사물과 현상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됐다는 것인데, 분명 그러할 듯한 말이다. 나는 이를 간단히 ‘선한 호기심’이라고 정의해 본다. 
 
거창한 연구나 발명, 철학적 사유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의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선한 호기심’을 가지느냐가 성장과 행복에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그렇다.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오로지 ‘나’의 입장만 존재할 것이고 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또 선한 마음이 없는 단순한 호기심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상대를 평가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데 이 호기심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의 측면은 물론이고 정보의 수집과 판단력의 측면에서도 그렇다.
 
예를 들어 거래처 담당자가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해당 부서에 장기 근무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호기심이 없는 세일즈맨이라면 그냥 그가 ‘오래 근무한 사람’이라는 것 이외에는 궁금해하는 내용이 없다. 그런데 호기심을 가져보면 ‘왜, 여기 계속 있지?’, ‘일을 잘해서일까? 아니면 본인이 원해서일까?’ 등 궁금한 것이 생길 수 있다.
 
단순한 호기심은 경우에 따라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당혹감을 주는 질문으로 전달될 수 있지만 '선한 호기심'이라면 그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단순한 호기심은 경우에 따라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당혹감을 주는 질문으로 전달될 수 있지만 '선한 호기심'이라면 그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그런데 단순한 호기심은 경우에 따라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당혹감을 주는 질문으로 전달될 수 있다. 만일 ‘과장님은 왜 이 부서에 오래 계시는지요?’라고 질문한다면 말이다. 뉘앙스에 오해를 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오래 근무했으니 뭔가 다르겠지?’, ‘본인은 어떤 마음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는 ‘선한 호기심’이라면 그 뉘앙스가 달라진다.
 
실제 질문으로 풀어보자면 이렇게 될 수 있겠다. ‘한 부서에서 오래 일하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다양한 상황들을 자주 경험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떠신지요?’ 오해의 소지도 적고 담당자의 마인드, 상태 등을 알아볼 기회도 될 것이다. 무엇보다 ‘선한’ 마음과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합쳐져 그 뉘앙스가 분명 상대에게 전달될 것이다. 좋은 관계 맺기의 출발이 될 수 있다.
 
까다로운 광고주 신임 얻게 한 ‘선한 호기심’
광고업계에서 유능한 기획자이자 승률 높은 프리젠터였던 유재하 대표는 본인의 저서에서 까다로운 광고주를 설득하는 소통 포인트로 세 가지를 추천한다. 첫째는 상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애정을 가지고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고, 셋째는 관찰을 통해 상대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그가 특히나 까다롭다는 평판이 나 있던 광고주의 신임을 받았던 이유의 저변에는 바로 ‘선한 호기심’을 통한 관계 맺기와 정보 수집을 통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한 호기심도 훈련할 수 있을까. 필자는 선한 호기심은 ‘경험’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그의 이야기를 집중해 듣고 그를 선한 마음으로 바라보자. 그를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지 경험해 보자.
 
그리고 그 마음을 질문의 형태로 상대방에게 전달해보자. 대화의 집중력이 생기고, 상대방은 더 신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선한 호기심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선한 호기심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삶에서 더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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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랑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필진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창업을 위해서는 세일즈 역량이 필수다. 이제까지 세일즈가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4050 세대의 세일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세일즈 적 마인드와 기술을 가질 수 있을지 몇 가지 핵심적인 방향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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