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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비트코인 채굴하고 사라진 인니 유학생 8일만에 검거

중앙일보 2019.02.11 15:48
UNIST 상징조형물. [연합뉴스]

UNIST 상징조형물. [연합뉴스]

울산의 한 대학에서 컴퓨터 수십 대를 활용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채굴한 혐의를 받던 인도네시아 유학생 출신 불법체류자 A씨(22)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학이 A씨를 붙잡아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신병을 넘겼으나 풀려난 지 8일 만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10일 A씨를 대학에 무단 침입해 학교 전기를 사용한 혐의(현주건조물 침입 및 절도)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25일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내 공용컴퓨터실의 27대의 컴퓨터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모네로를 채굴하는 프로그램인 ‘HoneyMiner(허니마이너)’를 설치해 가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술원 측은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대나무숲’ 게시판에 이런 내용이 담긴 제보 글이 올라오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지난 2일 A씨를 붙잡았다. 
 
대학 측 자체 조사 결과 A씨는 2014년에 기술원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록을 하지 않아 지난해 9월에 제적 처리됐다. 외국인 유학생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것이다. 기술원 관계자는 “A씨는 제적된 상태여서 건물 출입증이 없는데 다른 출입자를 뒤따라가는 방법 등으로 건물을 드나든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돈이 없어서 등록을 못 한 것인지, 제적된 후 어디서 생활했는지, 학교를 얼마나 드나들었는지, 실제 비트코인 채굴 성과가 있는지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중앙포토]

비트코인 이미지. [중앙포토]

대학 측은 A씨를 상대로 범죄 혐의를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신병을 넘겼다. 기술원 관계자는 “여러 곳의 조언을 받은 결과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큰 피해가 아니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출입국사무소에 신병을 넘겼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기술원 측이 고발하면 ‘업무 방해’ 혹은 대학을 무단으로 출입했기 때문에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또 비트코인 채굴 프로그램은 동시에 많은 컴퓨터를 가동해야 하고, 데이터 처리 과정이 복잡해 일반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따라서 전기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절도)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단순 불법체류자로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넘기면서 결국 A씨는 범죄 혐의에 대한 별다른 조사를 받지 않은 채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 채굴기. [연합뉴스]

비트코인 채굴기. [연합뉴스]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A씨에 대한 현주건조물 침입 및 절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동안 추적하던 중 10일 울산 시내에서 A씨를 붙잡게 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그동안 수도권 등을 돌아다니다 다시 울산에 내려왔는데 시내에 잠복하고 있다 검거하게 됐다”며 “비트코인 채굴을 비롯해 관련 범죄 혐의와 그동안의 행적 등에 대해 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울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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