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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진 vs 유발지진...지진 이어지는 포항, 원인은?

중앙일보 2019.02.11 14:01
2018년 2월 11일 오전 포항에 2017년 규모 5.4 지진의 여진(규모 4.6)이 발생해 북구 장량동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뉴스1]

2018년 2월 11일 오전 포항에 2017년 규모 5.4 지진의 여진(규모 4.6)이 발생해 북구 장량동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뉴스1]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지난 10일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해 또 한번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최근 포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지진은 2017년 규모 5.4 지진의 여진일까, 아니면 땅 자체의 특성 때문일까. 혹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지진일까.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기상청 "지난 10일 지진은 2017년 포항 지진의 여진 아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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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포항에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만 100차례 발생했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2016년 9월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과는 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전에 있었던 지진의 여진이 아니라 다른 단층대에서 발생한 새로운 지진이라는 것이다. 지난 10일 포항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수평운동 성분이 발달한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됐다. 2017년 포항지진은 땅이 아래위로 밀려 움직이는 역단층성 주향이동단층 운동 형태였다.  
 
전문가들은 포항에 2017년 지진의 여진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순천 기상청 기상연구관은 "연이어 발생하는 지진의 에너지가 쪼개지지 않은 단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장소와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포항, 일본과 거리 멀어지거나 좁혀지며 이동 중
 
그동안 포항 지역의 지진 유발원인을 두고 땅의 특성에 따른 자연지진과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이라는 주장이 갈렸다. 우선 지질학적으로는 포항 지역의 단층 때문에 발생하는 지진이라는 의견이 있다.  
 
 2017년 11월 17일 규모 5.4 지진 발생 사흘째 경북 포항시 대성아파트가 크게 기울어져 있다. [중앙포토]

2017년 11월 17일 규모 5.4 지진 발생 사흘째 경북 포항시 대성아파트가 크게 기울어져 있다. [중앙포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일본과 우리나라는 원래 붙어었지만 신생대 3기(약 6500만년 전~ 200만년 전)인 2800만년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동해가 만들어졌다. 그러다 1200만년 전 동해 바닥이 양쪽에서 압력을 받아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해성(海成)퇴적층이 바로 포항이다. 땅이 벌어지면서 바다가 됐다가 다시 힘을 받아 육상으로 올라온 땅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지각이 두 개의 조각으로 끊어져 어긋나는 단층도 생겼다. 이 단층은 지금도 일본과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좁혀지면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2017년과 같은 큰 규모의 지진도 발생하는 것이다.  
 
포항 지진 발생원인은 역단층

포항 지진 발생원인은 역단층

해성퇴적층은 강도가 약하기에 지진으로 인한 건축물 등의 피해도 비교적 크다. 지진이 발생하면 부드러운 과자가 부서지듯이 연쇄적으로 퇴적층이 밀리면서 지진파의 증폭이 심하기 때문이다. 단단한 화성암 기반으로 딱딱한 과자가 부러지듯 진동이 한 번에 오는 경주 땅과는 다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경주에서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경우 5000여 건의 피해신고가, 포항 지진의 경우 6배인 약 3만 건의 피해신고가 있었다.  
 
"포항 지진,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 지진" 주장도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소. [중앙포토]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소. [중앙포토]

 
지난 2017년 포항 북구 흥해읍 땅속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우 유발 지진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앙 인근에 있는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땅속에 주입하면서 땅이 흔들렸다는 것이다.  
 
포항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지열발전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기업 넥스지오에 의뢰해 만든 발전소로 2016년 5월부터 시험 가동됐다. 섭씨 최고 170도에 이르는 포항 흥해읍 지하 4㎞ 아래의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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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국내외 연구진은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발표해 유발 지진이라는 근거를 설명했다. '2017년 포항지진의 유발지진 여부 조사'라는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팀의 연구 논문에서는 ▶발전소의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 시점이 일치했고 ▶지진의 진앙이 물 주입지점 근처로 몰려있으며 ▶진원의 깊이가 일반적 자연지진보다 얕고, 물 주입 깊이와 일치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2018년 7월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11ㆍ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정상모 단장이 포항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정부에 공정한 원인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11ㆍ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2018년 7월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11ㆍ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정상모 단장이 포항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정부에 공정한 원인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11ㆍ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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