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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묵과 않겠다"... 신치용 신임 선수촌장 앞에 놓인 과제

중앙일보 2019.02.11 13:19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촌에서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각종 폭력 등 체육계 비리를 묵과하지 않겠다. 국가대표 구성원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선수촌이 되도록 만들겠다."
 
'코트 위의 제갈공명'에서 선수촌장으로 변신한 신치용(64) 신임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의 포부였다.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 훈련개시식에 참석하면서 공식 일정을 시작한 신 촌장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선수촌 운영에 대한 향후 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신화를 이끌고, 배구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신 촌장에겐 많은 도전이 눈앞에 놓여있다. 최근 진천선수촌 내에서 각종 문제들이 벌어져 체육계 개혁의 중심 대상으로 꼽히게 됐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진천선수촌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또 최근엔 남자 기계체조 대표 선수 A가 선수촌 내 숙소에 여자 친구를 데려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 사실이 밝혀져 퇴촌됐다. 각종 문제가 연달아 벌어지면서 선수촌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진천선수촌을 '생활체육의 거점'으로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오른쪽)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정성숙 선수촌 부촌장. [연합뉴스]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오른쪽)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정성숙 선수촌 부촌장. [연합뉴스]

 
각종 현안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된 신 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선수 및 지도자들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국민 앞에 자랑스러운 선수촌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엘리트 체육이 힘든 시기"라고 말한 신 촌장은 "선수촌에서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 각종 폭력 등 체육계 비리를 묵과하지 않겠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서로 존중하는 선수촌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 촌장은 그러면서 신뢰 회복의 키워드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항상 눈과 귀를 열어놓고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시대 정신에 맞게 선수·지도자 상호 간에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사람 존중이 중요하다"고 한 신 촌장은 "선수들이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가 안 생기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선수들이 2018 보람과 영광의 순간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선수들이 2018 보람과 영광의 순간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문체부에서 엘리트 체육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려는 일부 정책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의 고등부와 통합 운영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신 촌장은 "소년체전은 한국 스포츠의 근간이다. 좀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소년체전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합숙 훈련 폐지에 대해서도 그는 "합숙이란 단어가 억압하는 어감을 많이 갖고 있어 마음에 들진 않는다"면서도 "우리의 신체조건이 경쟁 상대에 밀리는 만큼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팀워크를 위해선 적정 수준의 합동 훈련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촌장은 선수촌 운영 시스템 변화에 대해 "지도자들의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성, 리더십 등 교육을 통해서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마음 편히 훈련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인권을 보살피고 보듬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촌장은 "체육인들이 위축돼 있다. 그러나 지도자나 선수들 모두 사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여름 열릴 도쿄올림픽을 위해 흔들림없는 준비도 강조했다. 신 촌장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다시 이 업을 한다는 게 잘 할 수 있을 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아침 일찍 훈련하러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잘 잘 보듬어야겠다 생각했다. 많은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진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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