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 양성평등? "프로 50, 아마추어 100야드 차이 둬야"

중앙일보 2019.02.11 07:58
빅 오픈 남녀 우승자 데이비드 로(오른쪽)과 셀린 부티에. 로는 18언더파, 부티에는 8언더파로 우승했다. [EPA]

빅 오픈 남녀 우승자 데이비드 로(오른쪽)과 셀린 부티에. 로는 18언더파, 부티에는 8언더파로 우승했다. [EPA]

10일 호주 빅토리아 주 멜버른 인근의 13번 비치 골프장에서 끝난 ISPS 한다 빅 오픈은 골프 양성평등의 획을 그을 대회로 칭송됐다. 대회는 남녀가 같은 코스에서, 같은 시기에, 같은 상금(각 110만 달러)을 놓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등수를 가렸다.  
 
스테펜 피트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CEO는 “한 코스에서 두 개의 대회를 경험하게 된다. 남녀 골프의 상호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골프에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골프 레전드인 카리 웹(호주)은 “골프의 미래가 될 것이며 팬들에겐 매우 흥미롭고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성평등 대회에서 여성들이 불만 표출  
 
그러나 불만이 나왔다. 그 것도 남자 선수가 아니라 여자 선수들로부터다. 남녀 전장 차이가 적어서다. 대회는 2개 코스를 썼다. 비치 코스는 남자 전장 6796, 여자 6480야드로 316야드 차이다. 크릭 코스는 남자 6940야드에 여자 6573야드로 367야드 차이가 났다. 여자 코스 전장은 평범하지만 남자 코스는 매우 짧다. 36개 홀 중 19개 홀을 남녀 선수가 같은 티를 썼다.
 
여성 선수들은 진정한 양성 평등이 아니라 절대적 평등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니스 메이저대회는 남녀가 같은 코트에서 같은 상금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여자는 3세트, 남자는 5세트 경기를 한다.  
 
참가 선수들의 수준은 여자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여자는 세계랭킹 10위 이내 2명(이민지, 조지아 홀) 등 최고 투어인 LPGA 소속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반면 남자 쪽에서는 PGA 투어 선수가 한명도 없었다. 남자 대회 치고는 상금이 적어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85위의 라이언 폭스였다.
 
스코어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우승스코어는 남자가 18언더파, 여자가 8언더파로 10타 차이였다. 여자 우승 스코인 8언더파를 남자 순위에 넣으면 공동 24위다. 3라운드 컷 스코어는 남자가 7언더파, 여자가 1오버파로 8타 차였다.  
 
이번 시즌 PGA 투어 거리 1위 캐머론 챔프. 평균 320야드를 쳤다. [AFP=연합뉴스]

이번 시즌 PGA 투어 거리 1위 캐머론 챔프. 평균 320야드를 쳤다. [AFP=연합뉴스]

대회 전부터 전장 차이가 이슈였다. LPGA 소속의 킴 카우프만(미국)은 골프위크에 “여자는 우드를 치고 남자는 웨지를 쳐야 한다. 거리 차이가 너무 난다”고 말했다. 캐서린 커크는 “남녀의 스코어 차이가 너무 커서 여성 실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이 대회가 여자 골프발전의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저해가 된다”고 했다.
 
빅오픈의 남녀 전장 차이가 작은 이유는 코스를 늘리기 어렵고, 남녀 티잉그라운드를 떼어 놓으면 중계에 어려움을 겪게 돼서다. 커크는 “남자 코스를 늘릴 수 없다면 여자 코스를 더 줄이면 됐다. LPGA에서 6103야드에서 경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남녀 드라이버 40야드, 아이언 25야드 차이  
 
캐서린 커크는 남녀 전장 차이는 최소 680야드가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이렇다. 한 라운드에서 롱샷을 총 34번 하게 된다. 파 5홀 중 2개를 2번에 갈 수 있다고 가정해서다. 남녀 샷 차이가 20야드로 치면 34×20=680이 된다.  
 
실제 남녀 샷 거리 차이는 20야드는 아니다. 미국골프협회(USGA)에 의하면 최고 선수들이 참가하는 US오픈에서 5번 아이언 거리는 남자 203야드, 여자 175야드였다. 7번 아이언은 남자 180야드, 여자 156야드였다. 평균 25야드 정도 차이가 났다. 40야드 정도 차이가 나는 드라이버를 제외하고 아이언만 계산한 수치다.  
지난해 LPGA 투어 거리 1위 청야니. 평균 275야드를 쳤다. [AP]

지난해 LPGA 투어 거리 1위 청야니. 평균 275야드를 쳤다. [AP]

 
이에 따라 USGA는 프로 남녀 전장 차이는 900야드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2014년 남녀 US오픈은 같은 코스에서 2주 연속 열렸는데 남자 7562야드, 여자 6649야드로 913야드 차이를 뒀다. 홀 평균 차이는 50.8야드였다. 
 
당시 우승 스코어는 남자가 9언더파, 여자가 2언더파였다. 남녀 통합으로 성적을 매겼다면 여성은 2위, 4위, 공동 5위였다. 남자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가 8타 차로 압도적인 우승을 한 일종의 아웃라이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녀 균형이 맞는다.   
 
"아마추어 파4홀 남녀 100야드 차이 나야"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떨까. 박경호 카카오VX 필드사업본부장은 저서 『79타의 비밀』에서 “한국 골프장의 파 4홀 레드티의 평균 거리는 280.8m다. 2온을 하려면 드라이버로 160m, 필드샷으로 120m 이상을 쳐야 한다. 그러나 드라이버로 160m를 치는 여성은 230m를 치는 남성처럼 흔치 않다. 여성들은 너무 긴 코스에서 플레이한다. 남성으로 치면 400m를 넘는 화이트 티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다. 여성들의 전장이 더 짧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 4홀 기준으로 남녀 거리 차이가 100야드는 나야 한다는 것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