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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차로 또래 여학생 7시간 감금한 채 질주한 중학생들

중앙일보 2019.02.11 03:00
훔친 차량에 또래 여학생을 강제로 태운 채 겁 없는 질주를 벌인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전남 광양시에서 승용차를 훔친 뒤 이 차량에 동갑내기 여학생을 7시간여 동안 감금한 혐의(공동감금 등)로 중학생 김모(14)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중학생이 전남 광양서 광주광역시까지 100㎞ 운전
여학생 1명 뒷좌석 앉힌 뒤 7시간 동안 시내 주행

 
전남 광양시에 사는 김군은 9일 오후 11시30분쯤 광양시의 한 길거리에서 열쇠가 꽂힌 채로 주차돼 있던 승용차를 훔쳐 달아났다. 목적지는 이곳에서 약 100㎞ 떨어진 광주광역시였다. 경찰 조사결과 김군은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광역시에 사는 또래 남학생 4명과 A양(14) 등 여학생 2명에게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평소 메신저를 통해 알고 지냈거나 만난 적이 있는 친구 사이였다.
 
김군은 차를 훔쳤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이모 차를 가지고 나왔으니 함께 놀러 다니자”라고 거짓말했다. 술은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광주에 도착한 김군은 남학생 4명을 태운 뒤 A양을 만나러 갔다. 김 군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무면허 운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로고

경찰 로고

 
10일 오전 3시30분 김군 일행은 광주 서구 금호동 인근 주택가에서 A양을 차에 태웠다. 이 과정에서 A양이 탑승을 거부했지만, 김군 일행이 A양의 옷을 억지로 잡아끌어 내리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A양은 경찰에서 “차에 타기 싫다고 여러 차례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김군 등이 억지로 차에 태웠다. 이후 뒷좌석 가운데 앉히고 남학생들이 양쪽에 앉아 중간에 내리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A양은 또 “나를 헤칠까 두려워서 차에 탑승한 뒤로는 내리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감금된 A양이 폭행을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 일행의 범행은 A양과 함께 있었던 친구 B양의 신고로 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군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10일 오전 10시30분 광주 서구의 인근 도로에서 김군이 몰고 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김군이 추적을 피해 신호위반을 하는 등 곡예 운전을 하는 바람에 경찰은 순찰차로 10㎞가량을 더 쫓아가 붙잡았다. 김군은 경찰에서 “집 근처에 열쇠가 꽂혀 있는 차량을 발견해 훔쳤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려고 했다. 여학생을 납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군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 외에도 중학생들이 무면허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 광주역사 앞에서 차 주인이 김밥을 사러 간 사이 차를 훔쳐 달아난 중학생 B군(16)이 경찰에 붙잡혔다. B군은 야구 모임에 가려고 차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전남 나주에서 박모(14)군 등 중학생 4명이 훔친 차량을 몰며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검거된 사건이 발생했다.
 
최종권 기자,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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