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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병원서 숙식 4~5년···"쉴데 없어 찜질방 전전"

중앙일보 2019.02.09 06:00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사무실 앞에 국화꽃과 커피가 놓여 있다. 이 건물은 1950년대 건립돼 매우 낡은 상태다. 뉴스1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사무실 앞에 국화꽃과 커피가 놓여 있다. 이 건물은 1950년대 건립돼 매우 낡은 상태다. 뉴스1

설날 연휴에 집무실에서 순직한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NMC)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4~5년 전부터 병원에서 숙식하다시피 하며 응급의료 체계 선진화에 기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잘 아는 의료계 관계자는 "2014, 2015년부터 계속 윤 센터장이 집무실에서 숙식하며 거의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NMC 관계자들이 윤 센터장에게 '제발 집에 들어가시라'고 요청했지만 듣지 않았고, 저러다가 큰일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NMC 고위관계자에게 '집에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수차례 진언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윤 센터장은 전남의대 졸업 이후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다.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2019.2.7/뉴스1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윤 센터장은 전남의대 졸업 이후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다.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2019.2.7/뉴스1

 
윤 센터장은 1950년대 건립된 옛 병원 건물 2층 집무실 한쪽에 간이침대를 놓고 커튼을 쳐서 거기서 주로 생활했다고 한다. 윤순영 국립중앙의료원 재난ㆍ응급상황실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윤 센터장이) 집에는 일주일에 한 번 밖에 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 센터장 집무실은 밤새 불이 켜진 때가 많았고, 사고 당일에도 야간 순찰자가 평소처럼 불이 켜진 줄 알고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고 한다. 
 
윤 센터장은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지난해 말 "센터장을 그만두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센터장 대신 응급의료 관련 다른 일을 하길 원했다. 하지만 그게 미뤄지다 변고가 발생했다. 몇 년 전에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복지부, NMC 할 것 없이 윤 센터장을 이용했고 그 결과가 이런 식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 응급의료정책 담당자는 수시로 바뀌고, NMC 원장은 응급의료를 잘 모르고, 그러다 보니 윤 센터장을 계속 쓸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국종 교수가 헬기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가 헬기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의 연구실 한켠에 설치된 침대

이국종 교수의 연구실 한켠에 설치된 침대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저는 병원 안에 있기 때문에 침대를 비롯해 쉬는 데가 있다. 하지만 윤 센터장은 사무실만 있어서 쉴 데가 없어 찜질방을 전전했다"고 회고했다. 이 교수는 "나는 임상 의사이고 윤 센터장은 행정을 하는 의사다. 나는 야간에 환자가 오니까 밤에 어쩔 수 없이 비행(헬기 후송)하지만 윤 센터장은 낮에 일하고 밤에 안 해도 되는데, 그렇게 한 걸 보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내가 행정 일을 한다면 윤 센터장처럼 (밤새) 안 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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