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벵자맹 쇼
프랑스 그림책 작가 벵자맹 쇼
『곰의 노래』 22개국에 번역 출간
2013년 NYT 올해의 책에 뽑혀
“다빈치처럼 완벽한 그림 못 그려
개성과 인간미가 드러나게 노력
문화가 다른 독자들 좋아해 놀라”
그러면서도 쇼는 “아이들의 이해력이 어른들보다 낮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른들에 비해 경험이 적은 것뿐이라는 얘기였다. 어른들은 이야기를 자신의 과거 경험과 연결지어 두려움, 슬픔, 행복감 따위를 느끼곤 한다. 그에 비해 아이들은 이야기 자체에서 순수하고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들의 눈높이가 이미 높기 때문에 굳이 눈높이를 낮춰 그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마르쉬 삼형제의 얘기를 그린 『신나는 정글학교』의 한 장면. [그림 여유당]](https://pds.joins.com/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902/09/b8b5a44c-e294-41fa-99d8-c2c50afd7800.jpg)
마르쉬 삼형제의 얘기를 그린 『신나는 정글학교』의 한 장면. [그림 여유당]
작업 스타일을 묻자 쇼는 “그림을 그릴 때 완벽주의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누구나 다빈치와 같은 그림을 그릴 수는 없으니 내가 줄 수 있는 최상의 것, 그러면서도 나의 개성과 인간미가 드러나는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답했다.
또 “그림책 작가는 혼자 상상하고 책을 만드는 외로운 직업이다. 방 한구석에서 만든 내 책을 이렇게 문화가 다르고 거리가 멀리 떨어진 독자들이 좋아한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 “내가 어려서 느낀 것, 마음속의 추억들을 꺼내 보여줘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절대 주변을 의식해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말라”고 했다. 어려서 잘 그리던 아이들이 11살, 13살이 되면 지레 기대에 못 미친다고 여기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항상 호기심을 갖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극이나 영화, 콘서트 같은 문화 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했다.
쇼는 “한국은 처음이지만 한국 음식은 모르는 게 없다”고 했다. 이창동·봉준호·김기덕 영화를 워낙 좋아해 즐겨 본 탓이다. “매일 다른 한국 음식을 맛보는데 생선 매운탕이 최고였다”고 했다.
신준봉 문화전문기자/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