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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총 전 의결권 찬반 공개해 입김 강화

중앙일보 2019.02.08 19:5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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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올 3월 주주총회 때부터 100개 기업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개한다. 이를 두고 국민연금 측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재계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이사선임, 정관변경, 감사선임 등의 주요 주총 안건에 찬반 입장을 정해 주총 전에 공개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이렇게 하면 의결권 행사의 실효성이 높아지면서 주총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찬반 결정을 망설이던 주주가 국민연금을 따라갈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주총 안건에 반대 방침을 정하면 그 이유를 같이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주주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주총을 앞둔 기업이 2주 전에 안건을 보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검토해서 주총 2~3일 전에 공개할 방침이다. 늦을 경우 하루 전에 공개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보유 비중이 국내 주식의 1% 이상인 기업의 모든 안건이 대상이다. 이런 기업이 100개 정도 된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 안건도 해당한다. 
 
의결권 행사 방향 공개는 지난해 7월 시행한 스튜어드십코드(집사처럼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을 관리)를 뒷받침하는 조치다. 지금까지 주주총회 후 14일 이내에 공개했다. 수탁자전문위원회(옛 의결권 전문위)가 공개를 결정한 사안만 사전에 공개했다. 
 
 
최경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스튜어드십코드에 맞춰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것일 뿐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7일 회의에서 일부 위원은 "국민연금이 시장 영향력을 강화해서 기업을 지배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중 의결권 위임 세부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30여곳의 위탁운용사들이 알아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자율권을 부여한다. 복지부 최 과장은 "위탁 운용사의 의결권 방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달라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직접 운용하는 기금만 의결권을 행사한다. 다만 이렇게 하려면 위탁운용사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의 45%를 민간투자회사에 위탁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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