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대학 PC 27대로 비트코인 채굴 범죄···사라진 인니 유학생

중앙일보 2019.02.08 07:22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설치된 학교 상징조형물. [연합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설치된 학교 상징조형물. [연합뉴스]

울산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인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붙잡혔지만 대학 등 관계기관의 후속 조치가 안일하게 이뤄져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7일 국립대학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하 기술원)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인도네시아 유학생 A씨(22)가 기술원 관계자들에게 붙잡혔다. A씨는 지난 1월 25일쯤 기술원 내 공용컴퓨터실의 27대의 컴퓨터에 가상화폐인 비트 코인과 모네로를 채굴하는 프로그램인 ‘HoneyMiner(허니마이너)’를 설치해 가동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앞서 기술원 측은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대나무숲’ 게시판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보글이 올라오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A씨를 붙잡았다.  
비트코인 채굴기. [연합뉴스]

비트코인 채굴기. [연합뉴스]

  
그러나 이후 기술원 측의 허술한 대응으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A씨가 붙잡힌 뒤 5일째인 7일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A씨는 2014년에 기술원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록을 하지 않아 지난해 9월에 제적 처리 됐다. 외국인 유학생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것이다. 기술원 관계자는 “A씨는 제적된 상태여서 건물 출입증이 없는데 다른 출입자를 뒤따라가는 방법 등으로 건물을 드나든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돈이 없어서 등록을 못한 것인지, 제적된 후 어디서 생활했는지, 학교를 얼마나 드나들었는지, 실제 비트코인 채굴 성과가 있는지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붙잡힌 뒤 기술원 측에 자신의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고 기술원 측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기술원 측이 고발을 하면 ‘업무 방해’ 혹은 대학을 무단으로 출입했기 때문에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를 적용 받게 된다. 또 비트코인 채굴 프로그램은 동시에 많은 컴퓨터를 가동해야 하고, 데이터 처리 과정이 복잡해 일반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따라서 전기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절도)도 받을 수 있다.  
 
비트코인 이미지. [중앙 포토]

비트코인 이미지. [중앙 포토]

하지만 기술원 측은 A씨를 붙잡은 뒤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기술원 관계자는 “여러 곳의 자문을 받은 결과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큰 피해가 아니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고 출입국사무소에 신병을 넘겼다”고 말했다. 기술원 측이 신고를 하지 않으면서 경찰은 7일 언론 보도가 이뤄진 뒤에야 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부와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이 사건과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모든 내용은 법무부 대변인실에서 답변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대변인실은 ‘대학 측으로부터 신병인계를 받았는지, 신병인계를 받았으면 조사를 하고 풀어준 것인지’ 등에 대해 여러차례 문의 했으나 “현재 출입국사무소 등에서 A씨 신병 확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A씨를 기술원 측에서 신병인계를 받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할 사항이 아니고 오늘 중으로 답변도 어렵다”고만 말했다.  
 
UNIST 모습. [연합뉴스]

UNIST 모습.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대학 측에서 A씨를 붙잡아 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출입국 사무소 등에서 불법체류자가 된 A씨의 지난 9월 이후 행적 등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A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는 이런 상황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술원 측이 단순 불법 체류자로 A씨를 출입국 사무소에 넘기고, 사무소도 불법체류자로만 판단해 A씨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 하지 않고 풀어준 것인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울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