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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에 고심하는 한국당, 전당대회 연기될까…엇갈린 빅3 속내

중앙일보 2019.02.07 17:2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연합뉴스]

 
‘북풍(北風)’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흔들고 있다.
2ㆍ27 전당대회가 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과 일정이 겹치면서다. 언론에서 전당대회 보도가 실종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관용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6일 “국민적 관심사이자 당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당대회가 북미회담에 밀리면 의미가 없어진다. 당 사무처에 날짜 변경을 실무적으로 논의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 오종택 기자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 오종택 기자

 
당 지도부는 날짜 변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막상 일정 조정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제 생각은 원칙적으로 전당대회 날짜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회담 이후에도 남북정상회담 등이 제기될 수 있고, 지도부가 빨리 구성돼야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비대위 안에서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기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며 “내일 중 후보들 의견을 모아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7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렸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7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렸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날 오후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전대 연기는 뜨거운 감자였다. 김태흠 의원은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만큼 북미회담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전대 연기를 요구했다. 반면 박완수 의원은 “오히려 북미회담 결과와 관련해 당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완전한 비핵화 추구’라는 우리 당의 입장을 강력히 내놔야 한다”며 “외부 변수 때마다 우리의 일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당 선관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석기 의원은 “방송사 토론 일정은 물론 1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다시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정 변경에 난색을 보였다. 선관위원을 맡은 한 의원도 “개인적으로는 일주일 정도 연기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모바일 투표와 현장 투표의 투개표 관리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하고 있는데, 우리 사정에 따라 연기한 뒤 재협조를 구하기가 녹록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중앙포토, 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중앙포토, 연합뉴스]

 
후보들도 일정 변경에 대해 온도차가 있다.
당권 경쟁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측은 일정을 미루는데 소극적이다. 결사 반대까진 아니지만 연기론에 대해 내심 떨떠름한 분위기다. 황 전 총리는 일정 연기론이 처음 불거진 6일 기자들과 만난 “당의 일정대로 뚜벅뚜벅 가겠다”면서도 “날짜가 중요하겠냐”고 반문했다. 황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늦추기보단 차라리 빨리 앞당기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반면 황 전 총리를 추격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일정 연기에 적극적이다. 오 전 시장은 7일 출마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적어도 보름 이상은 연기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합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굉장히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외교적 행보들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전당대회가 거기에 파묻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깊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기시 장소 섭외의 어려움에 대해선 “충분한 연설과 토론이 이루어진다면 당일 행사는 야외에서 한들 크게 문제가 되겠냐”고 답했다.
 
홍 전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미북 회담 후 남북정상회담을 열거나 김정은의 방한을 추진할 것”이라며 “그래서 한 달 이상 전당대회를 연기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 당권 후보로 나선 심재철ㆍ정우택ㆍ주호영ㆍ안상수 의원 측도 7일 TV 토론회 확대 등 룰 변경을 위한 미팅과 전대 연기를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에 공식 요구했다. 당 관계자는 “전대 출마를 위해 1억원을 기탁한 만큼 설령 당 대표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전대 후보 효과를 최대한 누려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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