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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앞 ‘미세먼지 잡을 나무’ 신청하면 심어준다

중앙일보 2019.02.07 11:15
서울시가 시민이 원하는 땅에 원하는 나무를 심어주는 행사를 벌인다. 나무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이달 28일까지 ‘미세먼지 먹는 나무 심을 숨은 땅 찾기 공모’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 이달 28일까지 시민 공모
장소·수종·수량도 마음대로 신청
서울시가 적절성 조사해 식재 결정
“미세먼지 흡수량 적어 실효성 의문”

한정훈 서울시 공원녹지기획팀장은 “나무를 계속 심기 위해선 무엇보다 나무 심을 땅이 필요한데, 현재 서울시엔 시유지나 구유지 중 나무를 심을 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 심을 땅을 시민과 함께 찾는다면 숨겨진 땅이 새롭게 발굴될 것”이라며 공모 이유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는 연간 미세먼지 35.7g을 줄이고, 1799kg의 산소를 발생시킨다. 나뭇잎 1m²는 하루 평균 대기열 664kcal를 흡수한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의 나무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의 나무들. [연합뉴스]

이번 공모는 시민 누구나 땅과 수종에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동네 도로·골목·하천변·산꼭대기, 아파트 단지 등 어디라도 가능하다. 신청자가 땅 주인을 모를 경우 서울시가 찾아내 설득한다고 한다. 식재를 요청하는 나무도 미세먼지 흡수율이 높은 은행나무·소나무·느티나무 등이 좋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나무도 된다. 식재 수량도 정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는 이렇게 신청된 땅의 현황과 식재 가능성, 수종의 적절성 등을 조사·검토할 방침이다. 한정훈 팀장은 “조사 결과 적절하다고 판단된 땅은 아스팔트를 걷어내서라도 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땅 소유자와 협의가 안 되거나 토지 주변 여건이 안 되면 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청은 먼저 홈페이지 (spp.seoul.go.kr/main/news/news_notice.jsp#list/1 )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한 후 25개 각 구청 담당자에게 e메일이나 우편, 방문 접수하면 된다. 담당자의 e메일 주소와 연락처 등은 신청서에 적혀 있다. 서울 시민이 아니어도 신청 대상지가 서울시면 신청할 수 있다. 당선된 시민에게는 땅 한 곳당 3만원 상품권을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다. 나무에 흡수되는 미세먼지의 양이 적고, 식재할 때 생장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나무가 공기 질 정화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건 맞다”면서 “미세먼지를 직접 감소시키는 것보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자동차 가스 등 근본 원인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효과를 내기 위해선 나무의 수량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본다. 또 시민이 원하는 수종을 심기에 환경이 적합한지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식물이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양이 미비하다는 것이다”면서 “밀폐된 실내에서 조차 유입되는 오염 물질의 양이 식물이 흡수하는 양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를 포함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무를 심으면 미세먼지가 준다’고 하는데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는 홍보 효과는 있을진 몰라도 실효성은 떨어진다. 이같은 의견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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