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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자영업자 병원 갈 시간 없어 병 키운다

중앙일보 2019.02.07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건강식품에 돈을 많이 쓰지만 병원을 찾아 잔병을 치료할 시간은 없다. 스트레스를 ‘술 한잔’으로 푼다. 직장인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많이 하지만 실질적인 노후 준비는 부족하다. 빅데이터가 그려낸 20~30대 ‘젊은’ 자영업자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직장인보다 병원 덜 가지만
연간 의료비는 33만원 더 써
건강식품 소비도 직장인의 2.5배
10명 중 3명 “노후준비 안 해”

한화생명이 한화 금융계열사와 카드사 통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약 3500만 개 빅데이터를 활용해 20~30대 자영업자와 직장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6일 발표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퇴직금이 없는 자영업자의 노후는 불안하다. 그럼에도 준비는 부족했다. 20~30대 직장인과 자영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자영업자(28.3%)가 직장인(14.5%)의 2배나 됐다.
 
노후자금 준비에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직장인은 연금(60%) 비중이 컸지만 자영업자는 연금(30%)보다 예·적금 및 주식 등(70%)을 선호했다. 긴 시간 꾸준히 납입해야 하는 연금 상품은 자금 운용에 제약이 많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강에 대한 염려도 자영업자 쪽이 더 컸다. 자영업자는 일상생활 불안요소 1위로 건강(28.0%)을 꼽았다. 직장인은 재무관리(32.0%)를 가장 불안하게 여겼다. 자영업자의 건강 염려증은 건강식품 소비로 이어졌다. 카드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는 건강식품 구매에 연간 38만9000원을 썼다. 직장인(15만5000원)의 2.5배 수준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가벼운 병에 걸려도 병원을 찾을 여유는 없는 듯했다. 한화생명이 지난 3년의 질병보험금 지급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감기·몸살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자영업자(1.9%)가 직장인(3.1%)보다 낮았다. 입원 대비 통원 횟수는 직장인(1.8회)보다 자영업자(1.5회)가 적었다.
 
잔병으로 병원을 덜 갔지만 한번 아프면 비용은 더 많이 들었다. 입원을 동반한 연간 질병의료비 지급액은 자영업자(173만원)가 직장인(140만원)에 비해 컸다. 한화생명은 “자영업자는 통원 등을 통해 잔병을 치료할 기회가 적지만 한 번 병원을 가면 치료가 길어지거나 병이 악화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병에 따른 보험금 지급 건수를 따져보니 젊은 자영업자(2.1%)의 경우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질환 등 간 관련 질병에 걸린 경우가 직장인(1.4%)보다 높게 나타났다.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SNS나 인터넷 카페의 글을 분석한 결과 ‘한 잔’과 관련된 단어를 언급한 비율이 직장인(9.4%)에 비해 자영업자(15.4%)가 높았다. 이런 단어를 ‘스트레스’와 함께 언급한 비율도 직장인은 1.7%, 자영업자는 5.8%다. 실제로 남성 자영업자의 경우 식음료 소비에서 바(Bar)가 차지하는 비율이 7.6%로 직장인(1.3%)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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