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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혹 키맨 떠오른 '문화재거리 큰손' 62세 여성

중앙일보 2019.02.04 06:00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의 큰손으로 지목한 여성 측이 사들인 건물. 매입 이후 등록문화재가 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의 큰손으로 지목한 여성 측이 사들인 건물. 매입 이후 등록문화재가 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부동산 매입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문화재 거리 큰손’ 정모(62·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손 의원이 진짜 투기 세력으로 지목했지만, 누구보다도 손 의원 측의 부동산 매입 과정을 잘 알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손 의원에 건물 3채 소개로 부동산 매입 과정 잘 알 가능성
본인도 가족 등 명의로 건물 집중 매입…주변인들 '의아'

"건설사 대표인 남동생 등 남매 자금력 수십억원 될 것"
손 의원 논란 이후 외부와 연락 단절…검찰 소환 가능성

정씨를 주목받게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손 의원이다. 손 의원은 부동산 매입 논란이 불거진 직후 자신과 무관한 건물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정씨와 그의 남편을 언급했다. “그 거리(문화재 거리)의 큰 손”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는 “(정씨는) 제가 (목포에) 내려갔을 때 접근하며 소영이(여자 조카) 집 세개를 소개해준 장본인이다. 며칠 뒤부터 그 거리의 빈집을 그 가족이 싹쓸이로 사들였다”고 페이스북에 주장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측이 부동산을 사들여 관심을 모은 전남 목포 원도심.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무소속 의원 측이 부동산을 사들여 관심을 모은 전남 목포 원도심. 프리랜서 장정필

 
정씨는 문화재거리 마을 통장 김모(74)씨 보다 먼저 손 의원과 알고 지냈다고 한다. 마을 통장도 손 의원 측에 건물을 소개했다. 김씨는 “손 의원을 내가 잘 알기 전부터 두 사람이 마을을 함께 돌아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씨가 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키맨’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씨는 손 의원의 조카들이 건물을 사들인 문화재 거리에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 목포의 다른 지역에서 운영하던 시설을 2017년 초에 현재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실제 현재 쉼터 건물은 정씨 측이 17년 2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손 의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뒤 쉼터에 나오지 않는 등 외부와의 연락을 사실상 단절한 상태다. 기자도 정씨를 만나기 위해 수차례 직장을 찾아가고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손 의원의 말처럼 정씨 측은 문화재 거리 일대에 확인된 것만 10채 안팎의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의는 본인이나 남편, 남동생 등 다양하고 시기는 2017년에 집중돼 있다. 일부 건물은 등록문화재가 되기도 했다.
손혜원 의원의 조카 중 한 명이 공동명의자로 이름을 올린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의 조카 중 한 명이 공동명의자로 이름을 올린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프리랜서 장정필

 
정씨는 2000년대 초부터 청소년 시설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 돈벌이 수단은 아닌 청소년 시설 운영자가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에 주민들은 놀라워한다. 
 
정씨의 주변인 역시 마찬가지 반응이다. 부동산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인물이어서다. 다만 자금력은 충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과거 정씨와 함께 일했던 한 관계자는 “본인 재산 규모는 잘 모르지만, 건설사를 하는 남동생을 비롯해 남매들이 사업을 해 수십억대 자금력은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씨를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돈이 많다면 왜 목포 원도심에 (낡은) 건물을 산 뒤 시설을 옮겼는지 이상하다”고 했다.
 
목포 현지 주민들은 정씨와 손 의원의 관계가 틀어진 것 같다고 추측한다. 원도심 한 주민은 “손 의원이 처음 목포에 왔을 땐 두 사람이 함께 다니더니 언제부턴가 만나지도 않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목포에 내려와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손혜원 의원.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3일 목포에 내려와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손혜원 의원. 프리랜서 장정필

손 의원도 이 같은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23일 목포에 내려와 연 기자간담회에서 정씨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분을 1년 사이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당시 손 의원은 “소영이 집만 소개해주고 더 소개해줄 집은 없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 동네 집을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정씨가 소환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손 의원의 부동산 매입 과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손 의원과 불편한 관계가 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알려야 할 사실이 있다면 밝히려고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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