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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Why] 10년간 쏟아부은 돈만 13조달러…"美호황 끝났다, 내년 침체" 82%

중앙일보 2019.02.04 00:01
지난달 7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EPA=연합뉴스]

지난달 7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EPA=연합뉴스]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공장 폐쇄와 인력 감원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북미 공장 5곳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 1만4000여 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도 감원을 준비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8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3000여 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애플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아이폰 매출이 15% 감소했다.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액은 당초 예상한 890억~930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843억 달러(94조원)로 나타났다.
 
애플은 올해 채용 규모도 예년보다 대폭 줄이기로 했다.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과 AT&T도 감원을 추진 중이다.  
 
연초부터 미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감원에 나서면서 미국 경제 둔화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찬사를 받은 미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올해부터 본격 하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국 테슬라의 중국법인 앞에 대형 테슬라 로고가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국 테슬라의 중국법인 앞에 대형 테슬라 로고가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은 세계 경제 최고 승자였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아직 발표 전인데, 전문가들은 3.1%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실업률은 3~4%대에 머물러, 1969년 이후 4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기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성장률을 분기별로 나눠 보면 어느 정도 흐름이 예상되긴 했다. 연말로 갈수록 성장률이 둔화했다. 
 
성장률은 1분기 2.2%에서 2분기 4.2%로 급등한 뒤 3분기에 3.5%로 나타났다. 4분기 성장률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 1분기에는 1%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지난해 4분기 2.6%, 올 1분기 1.8%를 전망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자 예상치는 다르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지난해보다 올해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ㆍ중 무역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9%보다 낮은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올해 미국 성장률이 1.9%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 3.1%에서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2.9%에서 올해 2.7%로 감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지난달 2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 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여파가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이후 감세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다. 세금 감면으로 인한 소비지출 증가가 지난해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 효과가 올해부터는 점차 약화할 전망이다. 재정적자 상승으로 대규모 정부지출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석을 확보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정책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여지가 줄었다. 
 
얀 해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여건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재정 부양책이 사라지는 게 미국 경기 하강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 예산국도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미국 성장률을 지난해 3.1%에서 올해 2.3%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효과 약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의 3분의 1가량이 재정 확대 덕분으로 추정되는데, 그 영향이 대폭 축소된다는 의미이다. 미 정부 부채는 22조 달러에 달한다. 2008년 9조 달러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미 기업 부채는 9조100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보다 2조5000억 달러 이상 늘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EPA=연합뉴스]

 
이를 감지한 Fed는 올해부터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당초 세 차례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말 두 차례로 줄였고, 시장은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두 차례 인상했다가 경기침체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금리 인상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예상대로 Fed는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해 기준금리를 2.25~2.50%로 유지했다.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암시도 분명히 했다.
 
Fed 위원들은 공개 연설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어두운 방 안을 걸을 때 천천히 걸어야 하듯이 통화정책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JP모건은 “Fed가 올해 여름 중반까지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뒤 하반기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 경기 하강 시점을 두고 시장 견해는 엇갈린다. 지난해 말 미 듀크대가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500명 이상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는 48.6%가 올해 말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82%는 내년 말 침체가 올 것으로 봤다. 
 
경기 침체가 내년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WSJ이 기업ㆍ금융권ㆍ학계 등 60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내년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약 25%는 2021년부터, 약 10%는 올해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둔화가 일어나도 2008년 대침체보다는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상 최저 수준 실업률에서 보듯 미국 고용시장이 아직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주요 근거다. 결국 안정적인 고용 시장이 얼마나 지속하느냐가 경기 둔화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에 주목하는 이유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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