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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바라보는 눈길, 함께 앉은 모습… 언제 봐도 흐믓

중앙일보 2019.02.03 17:00
[더,오래] 전구~욱 손주자랑(50)

독자 여러분의 성원으로 '전구~욱 손주자랑'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1월 31일까지 접수된 사연을 5건씩 모아 소개합니다.

 
전상철 "이마와 눈매가 닮은 삼대의 어느 날"
 
2018년 10월 가을로 생각됩니다. 토요일 오후 3살 손자와 함께 외식하기 위해 다른 가족을 기다리던 중 아파트 앞 주차장 바닥에 손자가 움직이는 개미를 발견했던 것 같네요.
 
손자의 손에 흙이 묻을까 아들이 못하게 하는 장면을 보면서 할빠인 본인도 같이 쪼그리고 앉아서 같이 손자의 행위를 제지하던 중 그 장면을 바라보면 할머니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서로 닮은 표정은 이마와 눈매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쪼그린 3대의 흐뭇한 앉은 자세라 생각됩니다.
 
오명인 "친정어머니, 딸, 손녀가 한자리에"
 
딸이 첫 손녀를 낳고 친정어머니, 저, 딸, 손녀까지 오롯이 여자 넷만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아기일 것만 같던 딸이 어느새 자라 아이 엄마가 되었네요. 여든이 훌쩍 넘으신 친정어머니와 이제 막 돌이 지난 손녀와 또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겠지요?
 
최승온 "손주 대신 비 홀딱 맞아도 싱글벙글"
 
저희 다섯 살 된 아들과 아버님을 소개합니다. 작년에 둘째 태어나고 얼마 안 지나 아들 등원을 도맡아 해주신 감사한 시아버님인데요. 늘 저렇게 목말을 태워서 도보 10분도 넘는 거리를 등원해주셨어요. 비 오는 날인데도 아들은 우비에 우산까지 아버님은 비를 홀딱 맞아도 손주 사랑에 싱글벙글하시네요.
 
이 사진은 어린이집 근처에서 아들 친구 엄마가 보곤 너무 보기 좋다며 찍어준 사진이랍니다. 이렇게 보니 아들과 아버님이 눈썹과 눈이 참 많이 닮았네요. ^^ 아들아~ 커서 할아버지께 효도하렴. 잊으면 안 된단다.^^
 
허영둘 "손주와 함께 신문 보며 아침밥 기다려요"
 
할아버지와 손자의 아침은 늘 이런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아래층에 사는 며느리가 아침 일찍 아이 둘을 데리고 올라와 함께 아침밥을 준비하고 3대가 같이 식사를 하지요. 돌을 한 달 앞둔  희원이가 일곱 살 누나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아 아침마다 할아버지 손에 조간신문을 배달합니다. 
 
손주의 고사리손에서 신문을 받아들 때마다 할아버지는 과도한 리액션으로 한껏 칭찬하시는데 그때마다 아이는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 표정이 귀여워 집안에는 아침부터 한바탕 웃음이 터집니다. 아침마다 반복되는 모습인데도 매번 처음 보는 것처럼 웃음이 나오다니……. 손주는 참 신비스런 묘약입니다. 
 
아침밥을 준비할 동안 신문 보시는 할아버지 옆에 엎드려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에 사설까지 두루 섭렵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일어나 식탁으로 옵니다. 일이 바쁜 아빠 대신 할아버지랑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빠보다 할아버지를 더 많이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당구나 골프 바둑 채널을 좋아하고 장난기 많고 TV 리모컨 좋아하는 것까지 영락없는 할아버지 손자네요. 물을 엄청 좋아하는데 나중에 할아버지처럼 술 좋아할까 은근 걱정입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손주들, 예원이 희원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그리고 우리도 그 곁에서 오래 머물 수 있길 기도합니다.
 
김은식 "손자바보 할아버지의 행복, 아시나요"
 
연령대 모임마다 주된 화제가 있다. 이삼십 대 젊은 주부 모임에서는 주로 남편이나 자식 자랑, 사십 대 엄마들의 모임에서는 아이 성적 자랑, 오십 대 모임에서는 강아지나 자식 자랑이 으뜸일 것이다. 육십 대인 내가 속한 부부 모임에는 재미있는 벌금이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떠들어 대는 할머니들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손자 자랑' 벌금이다.
 
딱히 정해진 벌금액은 없지만 그때그때 화제 규모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겨지는 게 보통인데 웃돈을 주고서라도 자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안달 난'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 어떤 이는 벌금 모으는 데 혈안이 된 '손자 비즈니스' 전문가도 있다. 물론 손자가 없는 자랑 소외자 중 하나다. 손자 자랑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숨어있는 유전자인가보다.
 
우리에겐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을 앞둔 손자와 유치원생 손녀가 있다. 자세히 보면 닮지 않은 데가 없는 게 가족이라지만 할아버지인 나와 손자들은 유난히 낙천적이고 장난기가 많은 점이 닮았다고들 한다. 얼마나 장난기가 많은지 아파트 위아래 집에서 민원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닐 정도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딸 아이 직장 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들이 열흘이나 우리 부부에게 맡겨졌다. 어떤 이는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해야 하는 '황혼 육아'라고도 하지만 손자들과 함께했던 열흘이 얼마나 행복했는지…….이날도 손자 바보 할아버지는 손자들과 '못난이 얼굴 내기' 놀이를 하는 중에 질투하는 파파라치 할머니에게 사진이 찍혔다.
 
더오래팀 theo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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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더오래 더오래팀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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