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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같은 코디 美8000명 "하버드 가면 보너스 10억"

중앙일보 2019.02.03 15:00
[윤석만의 에듀체크]SKY캐슬은 현실일까⑦
“제니퍼의 딸이 9살 때 페어팩스에서 명문대에 입학했죠. 그 지역에서 두 모녀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드라마 SKY캐슬에서 주인공 한서진(염정아 역)에게 시어머니의 가까운 지인이 한 말입니다. 한서진은 딸의 코디 김주영(김서형 역)이 남편 살해 용의자였던 제니퍼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의 과거를 파헤치기 시작하죠. 그러면서 과거에 김주영이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딸 케이를 키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케이는 어린 나이에 조지워싱턴대에 합격할 만큼 영재였지만 교통사고로 전두엽이 손상돼 지능이 낮아집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김주영은 딸을 한적한 시골에 가둬두고 본인은 입시 코디로 변신하죠. 그 후 자녀를 트로피로 삼으려는 그릇된 욕망에 사로잡힌 부모들을 천천히 파괴합니다.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jtbc 드라마 SKY캐슬은 부와 명예, 권력을 모두 거머쥔 상위 0.1% 부모들의 자녀교육 이야기입니다. 의사·변호사 등 ‘잘 나가는’ 부모를 둔 아이들은 각종 사교육을 활용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죠. 이들의 지상 최대 목표는 서울대 합격입니다. VVIP 입시 코디 김주영은 이 같은 욕망을 이용해 본인의 계획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죠.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SKY캐슬에 묘사된 것들이 실제로도 존재하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에듀체크’는 지난 6회 시리즈에 걸쳐 드라마 속 이야기가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실제 고액의 입시 컨설턴트가 존재하는지, 입시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교육 현장의 정확한 실태를 밀도 있게 짚었습니다.  
 
[윤석만의 에듀체크]SKY캐슬은 현실일까
①'SKY캐슬'의 입시 코디···70%는 진실  
②고액 입시코칭 정치인·장관 아빠 줄서    
③SKY 합격자에 고소득층 자녀 많아    
④교실=전쟁터, 90%는 들러리 만들어    
⑤자녀 입시 앞에 내로남불 지식인 많아    
⑥강준상처럼 성공한 현실 속 마마보이들
⑦미국판 SKY캐슬 “하버드 가면 백만불”
 그런데 김주영과 같은 입시 코디는 비단 한국에만 있는 걸까요. 우리보다 고등교육을 먼저 시작한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단적으로 말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입시 사교육과 이로 인한 경쟁 과열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경우 최대의 입시 컨설팅 회사가 공교롭게도 극중에서 제니퍼가 살았던 페어팩스에 있습니다.  
 
 오늘 ‘에듀체크’는 미국판 SKY캐슬은 어떤 모습일지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와 함께 살펴봅니다. 2008~2012년 광주교대 총장을 지낸 그는 현재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으로 국내 교육학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EBS 교육대토론의 진행자이면서 얼마 전 ‘실력의 배신’이라는 책으로 미래 교육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에도 입시 코디가 존재하는가.
“물론이다. 다만 미국에선 우리와 달리 고액 컨설팅이 불법이 아니다. 합법적인 대입 컨설팅 회사들이 존재하고, 교육컨설턴트협회(IECA)도 결성돼 있다. 한국은 분당 5000원(시간당 30만원)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IECA가 페어팩스에 있다.  
“이 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대학 컨설턴트는 8000명이 넘는다. 2008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공립고의 경우 진학지도교사 1명이 500명의 학생들을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컨설턴트에 대한 수요가 생긴다. 특히 최근 미국 명문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지난해 하버드와 스탠포드의 경우 지원자 중 단 6%만 합격했다.”

 
 페어팩스(Fairfax)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도시로 워싱턴 D.C.에서 가깝다. 고위층 인사들이 주로 살며 각 국의 주재원들도 많이 거주한다. 평균소득이 높아 부자동네로 인식되며 한편에선 ‘미국의 8학군’으로도 불린다. 드라마처럼 한인 타운도 형성돼 있다.  
 
미국도 한국만큼 입시 경쟁이 치열한가.
“우리처럼 모두가 대학에 ‘올인’ 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상위권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고교시절 높은 성적과 SAT 점수를 확보했다 해도 그것만 갖고는 명문대 입학이 보장되지 않는다. 성적 외에도 다양한 방과후 활동과 봉사활동이 필요하다. 여기에 학생의 열정, 공감, 인내심 등의 무형자산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이를 대비시켜주는 컨설팅 학원이 번창하고 있다.”

 
이런 컨설팅 수요가 미국에서도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제의 역사는 오래 됐다. 전통적인 백인 부모들보다는 이민자들이 컨설팅을 많이 활용한다. 중국, 인도, 한국 등의 나라는 국가 주도 시험으로 대학 입학을 결정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단순히 성적만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민자들에겐 이런 문화가 낯설기 때문에 컨설턴트를 찾는 경향이 있다.”

 
[사진 프린스턴대, 옥스포드 대학 홈페이지]

[사진 프린스턴대, 옥스포드 대학 홈페이지]

이미 굳어져 있는 주류 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입시에 집중하는 걸까.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교육만큼 주류에 편입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주류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보도(2018년 6월18일자)에 따르면 대입 컨설팅 회사 ‘ThinkTank Learning’은 미국 전역에서 1만 명 가까운 학생들을 관리하며 연 수익만 1800만 달러가 넘는다. 잡지는 이 회사의 오너인 스티믄 마가 2012년 5월에 한 고교생 부모와 맺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교생 자녀를 둔 한 기업의 오너는 5개 월 간 대입 준비 비용으로 70만 달러를 입금했다. 만일 그의 자녀가 당시 US News 대학평가 순위에서 1위 대학(당시 하버드와 프린스턴이 공동 1위)에 합격하면 110만 달러의 성공보수를 지급하키로 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뉴스 캡처]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뉴스 캡처]

 반대로 이 학생이 GPA 3.0과 SAT 1600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100위권 안의 대학에 못 가면, 마 회장은 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대신 81~100위권 대학은 30만 달러, 51~80위권은 40만 달러, 50위권 이내의 경우 대학 등수에 따라 60만 달러 +@의 성공보수를 받기로 계약했다. 

 
컨설팅의 계약 사항이 매우 구체적이다.
“스티븐 마는 헤지펀드 분석가였다고 한다. 그 때문에 ‘ThinkTank Learning’은 펀드매니저가 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을 추측하고,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안을 제시한다. 수천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통해 대입 결과를 예측한다.”

 
학생의 합격 가능성이 정확한 수치로도 나오는가.
“예를 들어 고교 성적이 3.8점(만점 4.5점)이고 SAT 2000점(만점 2400점)에, 리더십 자격증과 교과외 활도 800시간을 확보한 미국 출생의 학생이라면 합격 가능성이 뉴욕대학(NYU) 20.4%, 남캘리포니아대학(USC) 28.1%라고 한다. ‘ThinkTank Learning’에 따르면 관리 학생의 85%가 US News 상위 40위 안의 대학에 입학했다.”

 
 이처럼 미국이든, 한국이든 자녀의 입시 결과는 부모의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실상 기부금 입학이 이뤄지고 있고, 또 ‘ThinkTank Learning’ 같은 고액 컨설팅 회사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미국의 상황과 한국은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어떤 입시가 공정한 것이냐’ 하는 근원적인 문제는 동일하죠.  
 
 일각에서는 수시와 학종은 부모와 교사, 사교육업체의 개입 여지가 크므로 불공정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시와 수능은 학생 본인이 시험을 보는 것이므로 공정하다고 주장하죠. 그러나 수능 역시 학원과 과외로 훈련된 학생일수록 유리합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미래역량을 요구하는 4차 혁명시대에 수능과 같은 지필고사로 학생을 선발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 듭니다. 도대체 공정함이란 무엇일까요. 이 고민은 ‘에듀체크’ 다음 회에서 살펴봅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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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만 기자는
2005년부터 기자 생활을 했다. 국회·청와대·교육부 등 출입처를 거치며 시민·미래·인문 분야의 보도에 집중했다. 4차 혁명시대엔 인성역량이 핵심능력이 될 것이란 주제로 ‘휴마트(humanity+smart) 씽킹’, 다가올 미래를 인문의 관점에서 통찰한 '인간혁명의 시대'(2018 세종도서) 등을 썼다. 유네스코가 15년마다 주최하는 세계교육포럼 행사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기조발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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